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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정부가 ‘넘어져 소지품 쏟아진 사진’ 유행을 반기는 이유

등록 2018-10-28 12:13수정 2018-10-28 20:51

러시아서 시작된 ‘폴링스타 챌린지’ 중국 상륙
애초 ‘부 과시’ 형태에서 중국서 ‘생활성’으로 변형
‘인민을 위해 복무’ 당·정부도 선전 목적으로 참여
부주의로 넘어지면서 소지품들이 쏟아진 사진을 연출하는 ‘폴링스타 챌린지’가 중국에 상륙했다. 지난 여름 러시아와 동유럽의 인스타그램 이용자들 사이에 유행할 때엔 부를 과시하는 성격이 컸지만, 중국에선 생활 밀착형 소재인 것이 눈에 띈다. 명보 갈무리
부주의로 넘어지면서 소지품들이 쏟아진 사진을 연출하는 ‘폴링스타 챌린지’가 중국에 상륙했다. 지난 여름 러시아와 동유럽의 인스타그램 이용자들 사이에 유행할 때엔 부를 과시하는 성격이 컸지만, 중국에선 생활 밀착형 소재인 것이 눈에 띈다. 명보 갈무리
지난 여름 러시아와 동유럽의 인스타그램 이용자들 사이에 유행했던 ‘폴링스타 챌린지’가 다소 변형된 상태로 중국에 상륙했다. 유명 인사들의 ‘돈 자랑’에서 서민들의 ‘삶 자랑’으로 의미가 변화한 것이 눈길을 끈다.

최근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자신의 직업, 상황을 상징하는 물건들을 바닥에 함부로 늘어놓고 부주의하게 넘어져 소지품이 쏟아진 듯한 상황을 연출한 사진이 유행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8일 보도했다. 이를테면, 의사가 수술복을 입은 채 엎어져있고 각종 수술도구가 흩어져있거나, 운동복을 입은 여성이 체육관에 엎어져있고 주변에 아령과 역기, 권투글로브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있다. 망치와 드라이버 등 각종 공구를 늘어놓은 작업복 차림의 남성도 있고, 심지어 엎어진 채 흩어진 우유병을 보고있는 아기 사진도 있다.

이 사진들은 러시아 출신 모델 나타샤 폴리가 지난 7월 인스타그램에 전용기에서 내리면서 트랩에서 넘어진 듯한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된 ‘폴링스타 챌린지’의 패러디로 볼 수 있다. 폴리 이후 많은 유명인들은 전용기, 고급승용차 등에서 넘어지면서 명품 가방과 지갑, 구두, 심지어 소지품 등이 쏟아진 듯한 사진을 올린 뒤, 지인들에게 ‘도전 과제’를 전달하는 식으로 유행을 확산시켰다.

중국에서도 처음엔 저장성 타이저우의 한 ‘왕훙’(인터넷 스타) 여성이 횡단보도에서 넘어지며 하이힐, 지갑, 화장품 등을 쏟은 듯한 사진을 올리는 등 부를 과시하는 성격이 컸다. 이 여성은 차량 정체 유발 등 교통법 위반으로 10위안(약 1640원) 벌금형을 받아 화제가 됐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수록 성격이 ‘생활 밀착형’ 소재로 바뀌었다. 한 참가자는 “중국에서 부를 자랑하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비판받거나 조롱받을 수 있어 대다수 참가자들은 과거와 현재의 경험, 개인적 성취 등을 보이는 방식을 택한다”고 말했다.

평소엔 인터넷에서 특정 유행이 확산해 여론화하는 것을 경계하는 중국 정부도 ‘선전’ 목적에서 아예 직접 뛰어들어 확산에 참가하고 있다. 화제가 된 사진 중에는 쏟아진 서류 더미 위로 등에 ‘중국 영사 보호’라는 글씨가 적힌 남성이 쓰러진 모습도 있다. 후베이성 공안은 칼, 총, 격궁 등을 늘어놓고 팔에 문신을 한 남성들이 넘어져있고, 그 뒤에 특경(특수경찰)이 총을 들고 서있는 사진을 올렸다. 열심히 일하다 넘어졌다는 사진의 설정은,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는 중국 공직자들의 ‘법정 의무’에 적절히 부합하는 유행인 셈이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폴링스타 챌린지'는 지난 7월 러시아 모델 나타샤 폴리가 전용기에서 내리다 넘어진 듯한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폴링스타 챌린지'는 지난 7월 러시아 모델 나타샤 폴리가 전용기에서 내리다 넘어진 듯한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부주의로 넘어지면서 소지품들이 쏟아진 사진을 연출하는 ‘폴링스타 챌린지’가 중국에 상륙했다.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찾아보면 생활 밀착형 소재인 것이 특징이다. 바이두 갈무리
부주의로 넘어지면서 소지품들이 쏟아진 사진을 연출하는 ‘폴링스타 챌린지’가 중국에 상륙했다.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찾아보면 생활 밀착형 소재인 것이 특징이다. 바이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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