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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러시아군 30만 냉전 뒤 최대 훈련 개시…중국 합세해 미국 상대?

등록 2018-09-11 17:13수정 2018-09-11 22:38

전투차량 3만6천대, 전투기 1천대 동원
러, 과거 극동지역 훈련은 중국 겨냥했지만
이번엔 중국군과 연합훈련 ‘가상의 적’ 교체?

같은 날 블라디보스토크 중-러 정상회담
시진핑 “중-러, 일방주의·보호주의 함께 반대”

11일 저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러시아식 팬케이크 블리니를 곁들인 만찬에서 건배하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타스 연합뉴스
11일 저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러시아식 팬케이크 블리니를 곁들인 만찬에서 건배하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극동의 거점 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 날, 러시아군 30만 병력이 참가하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군사훈련이 이 지역에서 시작됐다. 미국과 무역 전쟁 등으로 대립하는 중국도 훈련에 참가하며 ‘중-러 대 미국’의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 ‘보스토크(동방)-2018’ 훈련이 극동 지역에서 시작돼 17일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동시베리아 훈련장 5곳, 동해·베링해·오호츠크해 등에서 실시된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훈련 개요를 설명하며 병력 30만명, 탱크 등 전투용 차량 3만6000대, 전투기 1000대 이상이 참가해 냉전 시기인 1981년 ‘자파드(서방)-1981’ 훈련 이래 최대 규모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기갑 차량이 11일 시작된 보스토크-2018 훈련 참가를 위해 철도로 이동하고 있다. 기갑차량 상단에 붉은 오성홍기가 선명하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중국 인민해방군의 기갑 차량이 11일 시작된 보스토크-2018 훈련 참가를 위해 철도로 이동하고 있다. 기갑차량 상단에 붉은 오성홍기가 선명하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훈련 지역들 가운데 가장 큰 자바이칼 지역에서 중국군 3200명, 차량 1000여대, 전투기와 헬기 30대가 참가한다고 전했다. 중국군은 러시아군 2만5000명과 연합훈련을 진행한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는 중국군과 몽골군이 참가한다는 점을 들어 “국제 (훈련의) 지위를 얻었다”고 홍보했다.

훈련의 가장 큰 특징은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인데도 ‘가상의 적’이 없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유럽 전선의 훈련은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극동 지역은 중국을 적으로 상정했었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수석연구원은 “수십년간 러시아는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했다. 이번 훈련에 중국이 참가했다는 것은 다른 공격자를 함께 상대할 ‘동맹’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S-400 지대공 방공시스템의 풍선 모형. 터키·인도 등이 이 방공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러시아가 자랑하는 S-400 지대공 방공시스템의 풍선 모형. 터키·인도 등이 이 방공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970년대 미-중 데탕트 이후 형성된 ‘미-중 대 소련’ 구도가 ‘중-러 대 미국’ 구도로 대체된 것이 이번 훈련으로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당시 미국이 중-소 분쟁으로 소련과 대립하던 중국을 끌어안았다면, 이번엔 중국이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구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손을 내민 셈이다. 중-소는 1969년 연해주 국경 지대에서 무력 충돌까지 빚었지만, 89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이 30년 만에 베이징에서 만나 관계 개선의 계기를 잡았다. 양국은 2004년 ‘마지막 국경 합의’를 거쳐 영토 분쟁을 해소했다.

이번 연합훈련은 중-러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실시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 이후 서구의 제재를 중-러 밀착으로 뚫어내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고, 중국도 무역 전쟁 등 미국의 압박이 결국 중-러 접근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리후이 주러시아 중국대사는 10일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오늘날 중-러 관계는 역사상 최고”라고 강조했다.

11일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지역에서 시작된 ‘보스토크(동방)-2018’ 훈련에 참가하는 러시아 군용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11일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지역에서 시작된 ‘보스토크(동방)-2018’ 훈련에 참가하는 러시아 군용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중-러는 군사 협력을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핵심 관심사는 중국군이 러시아로부터 실전 경험을 얼마나 전수받을지 여부다. 미하일 바라바노프 <모스크바 디펜스 브리프> 편집장은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내전 등에서 풍부한 실전 경험을 축적했지만, 중국은 1979년(중국-베트남 전쟁) 이후 실전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극동에서 중국-러시아와 맞서는 일본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성은 11일 “일본은 앞으로 계속 중대한 관심을 갖고 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한 제4회 동방경제포럼에는 시진핑 주석이 참석했다. 2015년 푸틴 대통령 주도로 시작된 이 행사에 중국 정상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 헌장 취지와 원칙을 굳게 지키며, 일방주의와 무역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러-중 관계 발전에 개인적으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안다”며 “러-중 관계는 정치, 안보, 국방 등에 걸친 신뢰에 기반해 있다”고 강조했다. 중-러 정상회담은 올해 들어 3번째다.

베이징 도쿄/김외현 조기원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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