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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아프리카 두고 서구와 패권다툼 중국 “600억달러 지원”

등록 2018-09-03 20:59수정 2018-09-03 21:43

54개국 중 53개국 정상 베이징에
시진핑 “가장 중요한 인프라에 투자”
‘부패 함정 내몬다’ 서구 주장 일축
자유무역 홍호 ‘대국’ 존재감 과시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참석자들이 행사 장소로 향하는 가운데, 복도에 설치된 화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악수하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참석자들이 행사 장소로 향하는 가운데, 복도에 설치된 화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악수하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3년 전 아프리카에 600억달러(약 67조원) 지원을 약속했던 중국이 다시 6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중 사이의 치열한 무역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성장 잠재력이 큰 ‘미개척 시장’ 아프리카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2015년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약속한 600억달러 자금지원은 이미 지급됐거나 (지급이) 예정돼 있다. 중국은 다시 아프리카에 6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원금은 무상원조 150억달러, 신용대출 200억달러, 중국-아프리카 개발 금융 펀드 100억달러, 아프리카산 수입품 융자 펀드 50억달러, 중국 기업의 투자 100억달러로 구성된다.

이날 연설에서 시 주석은 3년간 ‘8대 행동’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8대 행동이란 ①농업 발전과 식량 안전 ②인프라 건설 ③비에너지 분야 수입 확대 ④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 ⑤인재 양성 ⑥의료·위생 환경 개선 ⑦문화 교류 ⑧평화·안보다. 여기에 2030년까지 아프리카의 기초적 식량 안보를 실현하고 5만명에게 장학혜택을 준다는 구체안도 담겼다. 시 주석은 이어 “최저개발국, 심각한 채무를 가진 빈국, 내륙 개도국, 섬 개도국 등에는 2018년 만기인 정부 간 채무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아프리카 53개국, 유엔, 아프리카연맹(AU) 등 국제기구 대표단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가장 큰 개도국이고, 아프리카는 개도국이 가장 집중된 대륙이다. 중국과 아프리카는 진작부터 동고동락하는 운명공동체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보호무역을 내세우는 미국을 겨냥해 “개방형 세계 경제와 다자 무역 체제를 굳게 지켜야 한다.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며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풍부한 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아프리카대륙에서 단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아프리카의 교역액은 1700억달러로 미국-아프리카 교역량(2016년 480억달러)의 3배가 넘는다. 미국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이던 2014년 8월 50여 아프리카 정상들을 워싱턴에 불러모아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똥통(shithole) 국가”라는 모욕적 표현을 사용하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1993년 ‘아프리카개발회의’를 만들어 연대를 강화하는 중이지만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2017년 일본과 아프리카의 교역액은 중국의 10분의 1 수준인 157억달러였다. 그래도 2016년 8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6회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서 중국의 절반 수준인 300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했다.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오른쪽)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오른쪽)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이런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서구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루크 페이티 덴마크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7일치 <파이낸셜 타임스>에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추진하는 인프라 프로젝트의 절반가량이 실적은 못 낸다”며 중국의 투자는 해당 국가의 ‘성장’이 아닌 손실과 막대한 채무 부담만을 떠안겼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에서도 이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마하무드 알리 유수프 지부티 외교·국제협력 장관은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발전을 위해선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를 위한 자금을 제공해 주는 것은 중국뿐”이라고 말했다.

미-중-일이 아프리카에 접근하는 데는 ‘안보적 고려’도 있다. 중국은 홍해의 입구라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자리한 지부티와 경제 협력을 강화해 지난해 첫 해외 군사기지를 만들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2016년 8월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자유롭고 열린 두 개의 대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구체화됐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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