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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개혁개방 40년…주역 덩샤오핑 지워지나

등록 2018-08-23 16:28수정 2018-08-23 19:45

‘조용한’ 탄생 기념일…자녀들은 ‘부패 의혹’에 몸 낮춰
개혁·개방 박물관 덩 조각 사라지고 시진핑 발언 들어서
당 이론지 “시진핑 ‘진장 경험’이 개혁개방 성과”
덩샤오핑 탄생 114돌인 22일 그의 고향 쓰촨성 광안시에서 동상 앞에 축하 꽃다발이 놓여있다. 중국신문망 갈무리
덩샤오핑 탄생 114돌인 22일 그의 고향 쓰촨성 광안시에서 동상 앞에 축하 꽃다발이 놓여있다. 중국신문망 갈무리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한 올해 중국공산당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업적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총설계사’로 불리며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1904~1997)의 생일은 조용히 지나갔다.

지난 22일 오전 9시 덩샤오핑의 고향인 쓰촨성 광안시에서는 지역 관료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탄생 114돌 기념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광안시를 제외하고는 중국 어느 곳에서도 관이 주도하는 기념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고 홍콩 <명보>가 23일 보도했다.

덩샤오핑의 자녀들은 부패 의혹이 간간이 제기돼왔고, 그때마다 몸을 낮췄다. 장남 덩푸팡 전 전국정협 부주석은 자신이 설립한 캉화실업이 1989년 정경유착 논란에 휘말리자 손을 뗐다. 차남 덩즈팡과 3녀 덩룽은 부동산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맏사위 우젠창은 2014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폭로한 조세 피난처 문건에 등장했다. 지난 5월 외손녀사위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은 자금모집 사기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덩샤오핑의 최대 업적인 개혁·개방의 공로는 어느덧 그의 색채가 옅어지고, 현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에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다. 첫 경제특구였던 광둥성 선전엔 지난해 12월 만들어진 ‘중국 개혁·개방 박물관’에선, 처음에 입구에 설치됐던 덩샤오핑 관련 조각이 언제부턴가 사라지고 시 주석 발언이 적힌 설치물이 들어섰다. 베이징 국가미술관 개혁·개방 40주년 미술전에 전시된 <이른 봄>이란 작품엔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이 덩샤오핑 등 국가지도자들보다 도드라지게 그려져 화제다. 개혁·개방 초기 시중쉰은 광둥성 제1서기로, 그들과 견줄 단계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와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지난해 당대회에서 당의 ‘행동지침’을 수정해, ‘덩샤오핑 이론’보다 한 단계 높다고 평가되는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사상’의 반열에 ‘시진핑 사상’을 집어넣었다.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는 지난달 2002년 당시 푸젠성장이었던 시 주석이 이 지역 진장시의 발전을 지도하며 ‘진장 경험’이라는 아이디어를 냈으며, 이는 개혁·개방 40주년의 중요한 경험이자 성과라는 글을 실었다. 시 주석의 측근 리잔수 전인대 상임위원장이 7월말 이곳을 방문하는 등 시 주석은 날로 40년 개혁·개방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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