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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양제츠, 이달 비공개로 한국 다녀가” 그 뒤 한국정부에 변화

등록 2018-07-30 18:42수정 2018-07-30 22:06

‘중국 종전선언 참여’ 등 논의한 듯
양제츠 방한 전후 한국 정부 태도 바뀌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3월29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3월29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주임이 이달 중순 한국을 다녀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중국 외교 사령탑의 비공개 방한은 종전선언을 논의하려는 것이거나, 소강상태로 진입한 북-미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한 한국과의 소통 강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30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하기 전 양제츠 주임을 수행해 한국을 비공개로 다녀갔다”고 말했다. 양 주임은 19~29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수행했기 때문에, 그 직전에 한국을 방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양 주임이 부산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고 전했다.

방한 목적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의제로 떠오른 종전선언 문제가 다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한다”며 종전선언의 주체를 ‘남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중국 쪽에서는 정전협정 당사자인 자국이 소외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양 주임의 방한 뒤 한국 정부의 태도가 미묘하게 변했다는 지적도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중국도 한반도 문제에서 같이 협력해야 할 중요한 상대국이며, 장기적으로는 (종전) 합의의 무게를 더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까지 “중국이 종전선언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적은 없다”고 했다.

소강상태에 접어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척시킬 방법을 찾으려고 한-중이 의사소통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달 들어 정의용 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했고, 양 주임을 수행해 방한했던 쿵쉬안유 부부장은 25~27일 북한을 다녀왔다.

양 주임의 방한 목적과 관련해 다른 베이징 소식통은 “특정 이슈를 위해 움직인 것은 아니다. (양국 간) 소통 차원에서 의견 교환을 하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중국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적극적·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김지은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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