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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제약사 ‘불합격 백신’ 처벌 은폐 의혹

등록 2018-07-22 21:20수정 2018-07-22 21:21

광견병 백신 문제되자, 9개월 전 DTP백신 조사 결과 공개
제약사-기업 같이 감추려다 문제 생기자 공개했나 의심
문제 백신 일부 판매되면서 영유아·소아 부모들 ‘공포’
“10년 전 멜라민 분유 파동 때보다 나아진 것 없다”
중국 제약업체가 광견병 백신 생산 기록을 조작하고 불합격 처분을 받은 영유아용 면역 백신을 판매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가짜 약’의 공포에 맞닥뜨린 중국 사회가 약품 당국의 관리 실패를 성토하고 있다.

22일 현재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가짜 백신’을 입력하면,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에 빗댄 게시물이 여럿 검색된다. 멜라민 분유 파동은 한 분유 업체가 단백질 수치 조작을 위해 공업용 화학 원료인 멜라민을 분유에 넣는 바람에 유아 6명이 신장 결석으로 숨지고, 5만4천명이 입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다. 한 누리꾼은 “멜라민 분유 사건의 그림자가 아직 우리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는데 가짜 백신이 다시 도미노를 넘어뜨렸다”고 적었다. 자녀들에게 백신을 맞히려 홍콩 등으로 가야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15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창춘창성 바이오테크놀로지’를 불시 검사해 생산 기록 조작을 적발했다며, 이 회사의 광견병 백신 생산을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나흘 뒤 창춘창성은 돌연 ‘지린성 식약감독관리국 행정처벌 결정서’에 따라 디피티(DPT,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이 불합격 처분을 받았으며, 344만위안(약 5억7482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창춘창성의 디피티 백신은 지난해 10월27일 지린성 식약감독관리국의 조사를 받았는데도 관련 조처가 9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는 점이다. 식약감독관리국도 이 업체가 벌금 처벌 사실을 밝힌 다음날에야 결정서 내용을 공개했다. 많은 이들은 해당 업체와 당국이 광견병 백신 사태가 벌어지면서 다급해진 나머지 감추려던 사실마저 공개한 것으로 의심한다. 창춘창성이 상장기업인 탓에 처벌 사실 미공개가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린성 당국은 현지 매체들의 질문에 침묵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 및 소아에게 접종되는 디피티 백신은 불합격 처분을 받은 상태로 일부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창고 저장 상태에서 몰수된 것들 외에 25만2600개가 산둥성 질병예방관리센터에 공급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접종됐는지 등에 대해 당국은 입을 다물고 있다. <펑파이신문>은 21일 “문제 있는 백신은 어린이 폭행, 어린이 학대, 어린이 유괴와 다르지 않다. 대중이 가장 민감하고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유아 정보 사이트에서는 불합격 백신을 맞은 아이들이 면역 체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멜라민 분유 사건 당시 처벌을 받은 인물이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 부국장을 맡고 있다는 2년 전 인터넷 게시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인터넷 매체 <신랑재경>은 22일 창춘창성 관련 법률 위반 사건들 가운데, 뇌물 수수가 가장 많다고 전하는 등 뇌물을 통한 기업과 관료의 유착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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