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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류샤오보 기념조각상 ‘하루짜리’ 전시

등록 2018-07-15 12:42수정 2018-07-15 19:34

사망 1주기 “중국 자유·민주 상징” 타이베이 세워져
정치권 ‘예민’ 속에 주최쪽 ‘영구 설치’ 신청 않아
독일 간 류샤도 추모행사 참석 않아…‘남겨진 동생 고려’ 풀이
대만 타이베이 시정부 앞 공원에 13일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기념 조각상이 설치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 갈무리
대만 타이베이 시정부 앞 공원에 13일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기념 조각상이 설치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 갈무리
2010년 감옥에 갇힌 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중국의 인권활동가 류샤오보 사망 1주기를 맞아 대만 타이베이에 그를 기리는 기념 조각상이 세워졌다. 다만, 조각상은 설치된 지 하루 만에 철거됐다.

류샤오보가 숨진 지 꼭 1년이 되는 13일 타이베이시 정부 앞 공원에서 그를 기념하는 조각상 제막식이 열렸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1989년 천안문 사건 당시 학생 지도부의 일원으로 이번 조각상 설립을 주도한 우얼카이시는 “류샤오보는 중국의 자유·민주 항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상징이다. 대만은 중국 독재 권위주의에 맞서는 가장 직접적 장소”라며 기념상을 대만에 세우게 된 의미를 설명했다. 류샤오보는 천안문 사건 당시 단식농성을 벌이고 ‘08헌장’ 등에 참여해 중국 정부의 혹독한 탄압을 받았다. 그는 수감과 연금을 되풀이하면서도 중국을 떠나지 않다가, 지난해 말기 암 진단을 받은 뒤 치료 도중 숨졌다.

기념 조각상은 류샤오보의 미소 짓는 얼굴상, 그가 남긴 작품을 상징하는 펼쳐진 책, 그 위에 놓인 커다란 장미, 노벨상 시상식에 불참한 탓에 시상식장에서 그를 대신했던 ‘빈 의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얼굴상 곁에는 그가 남긴 명언인 “나에겐 적이 없다”가 새겨졌다. 조각가 정아이화는 장미꽃의 의미에 대해, “류샤오보에게 희망의 나무를 헌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시된 조각상 앞에서 각계 인사들의 기념사와 음악회 등이 이어졌지만, 전시는 하룻밤을 넘기지 못했다. 주최 쪽이 장기 전시를 위한 행정절차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이베이시 당국은 “관련된 절차를 신청하지 않아 오랫동안 전시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우얼카이시는 “시간이 짧았다. 앞으로 신청을 진행해 내년 이맘 때에는 영구 설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류샤오보 기념 조각상 설치 계획이 발표되자, 공원 관리 당국은 “법규상 공원엔 공공예술과 무관한 작품을 전시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시 시 의회에서 반론이 제기되며 커원저 타이베시 시장이 재검토를 시사하는 등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연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 정치권은 이 문제를 예민하게 다뤄 왔다. 주최 쪽도 이같은 기류를 감안해 영구 설치 계획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시 당국은 이날 “시 정부는 어떤 입장도 갖고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는 가택연금 8년 만에 10일 풀려나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지만, 독일에서 열린 1주기 추모행사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과 함께해온 동생 류후이가 아직 베이징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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