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 상반기 대미 무역흑자가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개시된 상황에서 이번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더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중국 관세당국인 해관총서가 13일 발표한 무역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1337억달러(약 151조4821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늘었다. 미국산 제품의 수입이 11.8% 늘긴 했지만, 중국의 대미 수출은 그보다 많은 13.6%나 늘어 흑자폭이 커졌다. 또, 중국의 6월 대미 무역흑자는 전달(245억8000달러)만보다 17.86% 늘어난 289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통계를 확보할 수 있는 1999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지난해 무려 3750억달러를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줄여야 한다며 중국을 거세게 압박해 왔다. 미-중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5월17~18일 양국 간 고위급 협의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키는 실효적인 조처를 취하기”로 합의하고, 양국이 발표한 상호 관세 부과 조처를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돌연 이 합의를 깨고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공개하며 중국에 사실상 선전포고했다. 이후 미-중은 예고대로 6일 상대국 수입품 340억달러어치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은 이에 더해 지난 10일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2000억달러(약 224조원)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까지 공개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다시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올 상반기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미국의 경기 호조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미국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다. 그 때문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크게 늘었다. 또 무역분쟁의 여파로 6월 중국 위안화 가치가 3% 이상 급락하며 중국에 유리한 무역 환경이 조성된 측면도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