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첫 쇄빙선 쉐룽1호. 중국은 1990년대 들어 북극 탐험에 뛰어들었으며, 1993년말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쇄빙선 쉐룽1호를 사들여 이듬해부터 운영했다. 한겨레 자료
중국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소형 원자로를 기본 동력으로 하는 핵추진 쇄빙선의 건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 배를 만드는데 사용한 기술을 향후 중국이 보유하려는 핵추진 항공모함에도 적용하게 될 전망이다.
국유기업인 중국 핵공업(중핵)그룹은 28일부터 핵추진 쇄빙 및 보급선 건조와 관련된 기술·서비스 관련 공개입찰을 시작했다. 중국이 핵추진 쇄빙선 건조에 나선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배는 북극 등에서 극지 항로 개척 및 전력 공급, 해상 보급, 인도주의 구조 등을 진행할 전망이다.
중국은 1990년대 들어 북극 탐험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1993년 말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쇄빙선 ‘쉐룽1호’를 사들여 이듬해부터 운영했다. 애초 화물선으로 쓰이던 쉐룽1호는 개조를 거쳐 2007년부터 과학연구 및 보급 선박으로 쓰이고 있다. 이 배는 재래식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건조를 추진 중인 쇄빙선 ‘쉐룽2호’엔 중핵그룹이 개발하는 소형 원자로 기술을 적용할 전망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중-러 기술 협력이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북극 개발을 위해 핵추진 쇄빙선 개발을 시작했다. 러시아는 현재 핵추진 쇄빙선 6척을 북극해와 북해 항로에서 운영 중이다.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핵쇄빙선 프로젝트는 중-러 북해항로 공동개발에 힘입은 것”이라며 “앞으로는 러시아가 원자로 기술을 어떤 수준까지 중국에 이전할 것인지, 그 것이 중국을 만족시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미 러시아 기술이 도입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8일 중-러는 중국의 자본과 러시아의 기술로 1000억위안(약 17조원)을 들여 원자로 4기를 짓는다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쇄빙선 탑재용 원자로가 포함됐는지는 불투명하지만, 한 소식통은 “쉐룽2에 쓰일 소형 원자로는 러시아에서 디자인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이 핵추진 쇄빙선 기술을 완성하면, 이는 향후 중국이 개발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인터넷매체 <펑파이>에 “이번 사업은 핵추진 항모 건조를 위한 예비 사업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건조중인 세 번째 항모 다음인 네 번째 항모부터 핵추진 동력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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