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인민대회당에서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를 만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의 미래 혁신산업 육성 계획인 ‘중국제조 2025’가 미국의 주요 공격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당국이 홍보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1~5월 ‘중국제조 2025’ 관련 보도를 140차례 내놓은 반면, 올해 6월5일 이후로는 한 번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서구의 한 고위 외교관은 “중국 관료들이 최근 ‘중국제조 2025’를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중국제조 2025’ 가운데) 외국의 분노를 산 부분은 중국 학계의 제안일 뿐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관료들은 정부가 이 계획을 강하고 공개적으로 추진해 대중국 압박을 증가시킨 것은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중국과학원·중국공정원 대회 연설에서도 과학기술 혁신을 역설했지만 ‘중국제조 2025’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관영매체 기자들도 이 구상을 더는 거론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과학기술이 선진국에 견주면 아직 한참 뒤떨어져 있는데도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중국 매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덩샤오핑 시대의 외교 노선인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운다)처럼 겸손을 내세워 내부 단속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제조 2025’는 차세대 정보기술, 로봇, 항공·우주, 해양공학, 고속철도, 고효율·신에너지 차량, 친환경 전력, 농업 기기, 신소재, 바이오 등 10대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 핵심 부품과 자재의 국산화율을 2025년에 70%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리커창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처음 밝힌 전략이다. 미국은 이를 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 탈취’를 상징하는 동시에 중국의 경제 패권 추구를 집약하는 전략으로 받아들이며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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