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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트럼프, 결국 미-중 무역전쟁의 길로

등록 2018-06-15 17:47수정 2018-06-15 22:37

트럼프 500억달러어치 고율 관세 승인
15일 818개 첨단기술 제품 품목 전격 발표
중 “협상 결과 모두 무효…보복조처 취할 것”
지난 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찍힌 사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널리 퍼졌다. 팔짱을 끼고 앉은 트럼프 대통령 앞에 각국 정상들이 몰려와 무엇인가를 항의하고 있는 듯하다. ①트럼프 대통령 ④아베 신조 일본 총리 ⑥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⑦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⑧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비비시> 방송
지난 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찍힌 사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널리 퍼졌다. 팔짱을 끼고 앉은 트럼프 대통령 앞에 각국 정상들이 몰려와 무엇인가를 항의하고 있는 듯하다. ①트럼프 대통령 ④아베 신조 일본 총리 ⑥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⑦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⑧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비비시> 방송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500억달러(약 54조7750억원)어치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는 조처를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지난 4월 초 예고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안을 승인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 조처는 7월6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14일 백악관 고위관계자들과 재무부, 상무부 관계자들이 무역대표부(USTR) 당국자들과 90분 넘는 회의 끝에 이런 방침을 정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번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제품은 중국의 첨단기술 제품일 뿐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 등 소비자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소비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 품목은 1102개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에 속하는 첨단기술 제품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3일 미국 시장을 위협하는 중국의 첨단산업 제품을 대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 고위 대표단이 워싱턴과 베이징을 3차례 오가며 협상한 끝에 중국이 미국산 석유와 농산물 수입량을 늘려 미국의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중이 타협안에 합의하며 세계 경제에 파국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역전쟁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6월15일 관세를 부과하는 품목을 공개하겠다’고 갑작스레 예고한 데 이어 이의 실행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 등 무역 제재 조처를 내놓는다면 중-미 양자 협상으로 이룩한 모든 성과는 효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쪽은 그동안 중국이 미국산 원유와 농산물 등의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14일 북-미 정상회담 결과 통보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무역 마찰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신중히 잘 처리해 양국 관계가 큰 방해를 받는 것을 막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 조처가 나온 직후 “중국은 무역 전쟁을 원하진 않지만, 미국의 조처로 인해 보복 관세를 매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 조처는 미-중 모두에게 나쁜 영향을 가져 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은 미국이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항공기, 차량, 대두 등 동일한 규모의 미국산 물품 106개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해왔다. 미국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를 1일부터 부과하기 시작했고,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를 무역전쟁의 수렁으로 몰아 넣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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