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오른쪽)과 왕양 중국 부총리(왼쪽)가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 재무부 청사에서 만나 ‘포괄적 경제대화’를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국 고위 경제 관료들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막기 위한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므누신 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은 3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들은 조어대 국빈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관료들과 무역 불균형, 지식재산권, 합작기술 투자 등 무역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협상은 올 들어 미-중이 치열하게 벌여온 무역 갈등의 향배를 가를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3월 말~4월 초 천문학적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전자제품 등 500억달러어치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자 중국도 똑같은 50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콩, 자동차 등에 보복관세 조처를 발표했다. 미국은 중국의 미래 산업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고, 중국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인 중부 농업지대에서 생산되는 대두를 겨냥하며 서로의 약점을 타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0억달러어치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기도 했다.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 출발 전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중국은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중국이 무역 불균형 축소에 합의하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이제는) 행동할 시간”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어 “일말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중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성과를 반드시 내겠다고 했다.
중국 역시 한 치의 양보도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미국은 협상에 그 어떤 전제 조건도 설정해서는 안 된다. 중국이 끝까지 대결할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으로 간주되는 것에 대해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단은 4일 저녁 미국으로 귀국한다. 지(G)2 사이의 무역 전쟁을 막기 위한 협상 시한도 이때까지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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