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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부모들 “소황제 아이에게 고생을 경험시키자”

등록 2018-04-30 18:27수정 2018-04-30 21:03

‘한 자녀 갖기’로 응석받이 늘어나면서 ‘고생교육’ 유행
40일 여행, 차·텐트에서 자고…“진짜 세계 보여주고 싶었다”
다녀온 뒤 청소·설거지 혼자 하고 정리정돈까지
‘샤오황디’를 길들이려면 험한 여행을 가라?

중국 부모들이 소황제(샤오황디·응석받이로 자란 외자식)들에게 다양한 ‘인생 경험’을 시키려고 험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궈둥둥(10)은 지난해 아버지 궈샤오광과 40일 동안 미국 서부를 여행했다. 10개 주, 19곳의 국립공원, 4개 대학을 다니면서 자동차로 1만1000여㎞를 이동했다. 차만 탄 것은 아니다. 서울~부산보다 먼 600㎞를 걸었고, 잠은 텐트나 차에서 잤다. 궈샤오광은 “호텔은 가지 않고 일부러 불편한 음식과 숙소를 택했다”고 말했다. 부자는 그 전엔 2년 연속으로 ‘험한’ 국내여행을 다녀왔고, 올여름에도 함께 이런 여행을 갈 예정이다.

궈샤오광이 사서 고생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 자녀 정책’ 탓에 소황제로 자란 아들이 베이징에서 누릴 수 있는 편안한 생활과 관심에서 벗어나 고생을 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아이는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고 극복해야 했다. 이를 생존 경험, 고생 교육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1979년부터 인구 증가를 막으려고 한 자녀 정책을 유지해오다 2016년부터 두 자녀를 허용한 상태다.

궈둥둥은 여행 뒤 느낀 바가 많은 듯 보였다. 그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아빠도 똑같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궈샤오광도 “아들이 여행 중에 옷이나 전자기기 싸는 것을 도와줬고, 텐트 접는 법, 차에 기름 넣는 법도 배웠다. 여행이 끝나자 한결 훈육된 아이가 됐다. (요즘엔) 일찍 일어나고 스스로 정리·정돈하며 설거지와 청소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고생 여행’은 지난해 방송인 러자(43)가 딸(4)과 함께 간쑤성에서 사막 길 76㎞를 4일 동안 횡단하는 행사에 참가하면서 중국에서 격론을 불러온 바 있다. 러자는 자립심을 키워주려는 목적이라고 말했지만, 어린아이에게 너무 험한 과제를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힘든 상황을 이겨낼 근성을 길러준다는 의도를 환영하면서도, 아이들의 안전과 자발적인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의 개인 차와 신체적 한계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하루 4㎞ 걷는 게 버거운 5살 어린이도 있지만, 매일 18㎞를 걸어도 너끈한 4살 어린이도 있다. 치다후이 중국학부모연구소 소장은 “여행 기간에 아이들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한다. 강제로 여행을 가도록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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