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네이멍구 주취안 우주센터에서 유인우주선 선저우 10호가 창청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중국이 인구 27만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에 군사기지를 만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바누아투에 우주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시설을 건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중국이 인구 밀도가 낮은 남태평양에서 대형 로켓 발사 시험을 늘릴 예정이며, 관측 및 통제를 위한 기지를 이곳에 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대 달 착륙을 목표로 삼은 중국은 향후 10여년 동안 ‘창정 9호’ 등 차세대 로켓 발사에 쓸 새 기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페어팩스 미디어>는 중국과 바누아투 정부 사이에 군사기지 건설을 위한 초기 논의가 있었다고 보도했으나 양국 정부는 부인한 바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가짜 뉴스”라고 했고, 랠프 레게바누 바누아투 외교장관도 “우리는 비동맹이며 군사화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우주 관측기지를 건설해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카오의 군사전문가 앤서니 웡은 중국이 바누아투에 우주 관측 센터를 지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미국의 동맹인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 인접한 첩보용 군사시설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국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로리 메드컬프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 교수는 “바누아투에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면 중국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압박할 발판이 되고, 괌의 미군기지를 우회해 지역 안보 관련 정보를 수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바누아투 기지로 미-일-인도-오스트레일리아로 이어지는 4자 동맹에 대응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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