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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남편 소식이라도 들려달라” 도보시위 나선 중 인권변호사 아내

등록 2018-04-05 17:19수정 2018-04-05 20:29

‘709사건’ 연행자 가족 100㎞ 도보 시위
3년 전 인권변호사·운동가 대거 연행 사건
중 당국 ‘비공개 재판’으로 ‘혐의 인정’ 주장
중국 인권변호사 왕취안장의 부인 리원쭈가 4일 중국 베이징 최고법원 앞에서 100㎞ 도보행진을 출발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연행된 뒤 소식이 두절된 남편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되는 톈진까지 걸으며 시위할 예정이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인권변호사 왕취안장의 부인 리원쭈가 4일 중국 베이징 최고법원 앞에서 100㎞ 도보행진을 출발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연행된 뒤 소식이 두절된 남편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되는 톈진까지 걸으며 시위할 예정이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2015년 중국 당국이 인권변호사들을 대거 연행한 ‘709사건’ 1000일을 맞아 가족들이 수감자 면담과 변호사 접견권 등을 요구하며 100㎞ 행진에 나섰다.

중국 인권운동가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709 사건’ 당시 연행된 변호사 왕취안장의 부인 리원쭈는 5일 베이징 퉁저우구 마쥐차오에서 16㎞ 가량을 걸어 다싱구 푸위안루에 도착했다. ‘도보 시위’를 시작한 4일에는 둥청구 최고인민법원을 출발해 25㎞를 걸었다.

리원쭈는 4일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남편이 체포된 뒤 줄곧 만날 수 없었다. 중국이 만약 법치국가라면 왜 1000일이 되도록 붙잡아놓고서 변호사도 못 보게 하고 연락도 할 수 없는가. 생사도 완전히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도 법원에 남편 면회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8번째였다. 리원쭈는 “우리 ‘709 가족’은 오늘 여기서 출발해 도보로 톈진에 가서 왕취안장을 찾아보고, 중국이 법치국가인지 여부를 알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당국이 쓰는 ‘의법치국’(법에 의한 통치)이란 표현을 쓰면서 항의했다.

동남쪽으로 방향을 잡은 리원쭈의 목적지 톈진은 남편 왕취안장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인권운동가 리웨이는 <미국의 소리>에 “왕취안장은 ‘709 연행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행방불명 상태로 남은 인물이다. 매우 비정상적”이라며 “끝까지 당국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죄를 인정하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왕취안장은 기소된 지도 1년이 넘었지만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고, 변호사 접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리원쭈는 그동안 변호사 5명에게 부탁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왕취안장은 파룬궁 가담을 이유로 고문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변호하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도 직접 뛰어든 변호사다. 그러나 2015년 7월9일부터 당국이 인권운동가와 변호사들을 대대적으로 연행한 ‘709사건’ 때부터 1000일 동안 연락이 두절됐다. 당시 연행된 다른 운동가와 변호사들 대부분은 지난 3년 동안 비공개 재판을 거쳐 수감되거나 가택연금됐다.

당시 이들에게는 “‘권리 보호’를 구실로 여론을 조직하고 민원을 내면서 사회 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혔다”거나 “서구 반중 세력의 영향을 받아 사람들을 선동하면서 국가와 정권에 대항했다”는 등의 무시무시한 혐의가 붙었고, 당국은 이들이 혐의를 인정했다고 주장한다.

리원쭈는 톈진까지 가는 데 10여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에스엔에스에 올라온 사진 속 그는 ‘붙잡혀간 지 1000일’이라는 글이 적힌 붉은 외투를 입고 있다. 집행유예를 받은 다른 인권변호사 리허핑의 부인 왕차오링 등은 구간에 따라 그를 응원하며 동행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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