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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 관료 대만 방문에, 중 항모전단 대만해협으로

등록 2018-03-21 17:51수정 2018-03-21 17:52

대만여행법 통과 뒤 미 고위관료 대만 방문
차이잉원 총통과 만찬 참석 예정
중 항모전단 대만해협 훈련…대만 전투기·함정 출동
중국이 영토 주권을 강조하고 미국이 고위 관료의 대만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옌더파 대만 국방부장은 21일 입법부 질의에서 중국의 랴오닝 항공모함 전단이 대만해협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대응해 전투기와 함정을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옌 부장은 랴오닝 전단이 전날까지는 해협 서쪽에 머물렀으나, 이날 낮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랴오닝 전단은 올해 1월에도 두차례 대만해협을 통과해 대만을 긴장시킨 바 있다.

중국 당국은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랴오닝 전단의 대만해협 훈련은 20~22일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대만을 방문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국계인 웡 차관보는 21일 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 만찬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이날 행사엔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웡 부차관보의 방문은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지 4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법은 미국 정부 관료와 대만 정부 관료의 만남에 대한 제한을 철폐하는 내용으로, 앞으로는 대만 관료가 미국 국무부·국방부 고위 관료들도 접촉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하고 정부 간 인적 교류도 사실상 단절됐는데 이를 복원하게 된 셈이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강한 반발에 맞닥뜨린 상태다. 대만의 별도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어 대만과의 관계를 ‘국내 문제’로 다루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바로 전날 대만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연설에서 “우리 위대한 조국의 영토는 한 뼘도 중국으로부터 떼어낼 수 없다. 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조국을 분열시키는 모든 행위와 수법은 모두 실패할 것이며, 인민의 지적과 역사의 징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대만 내 독립 세력과 미국을 향한 경고로 해석된다.

미국의 대만여행법 통과는 시진핑 2기 지도부의 제도 및 인선을 확정 짓는 양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앞으로 중국의 대응이 한층 거세질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분위기와 맞물려 미-중 대결 구도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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