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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시진핑 장기집권’ 길 열어준 전인대에 ‘비밀투표’는 없었다

등록 2018-03-11 17:48수정 2018-03-12 00:22

국가주석 임기 폐지 개헌안 전인대 표결 현장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에서 ‘주석 임기 제한 철폐’ 등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 투표가 끝난 뒤, 시진핑 국가주석이 투표 결과를 듣기 위해 박수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에서 ‘주석 임기 제한 철폐’ 등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 투표가 끝난 뒤, 시진핑 국가주석이 투표 결과를 듣기 위해 박수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투표용지를 접어선 안 되며, 훼손시켜서도, 젖게 해서도 안 됩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개헌안 표결이 이뤄진 1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선 투표용지를 접지 말고 투표함에 고스란히 넣으라는 대회 비서처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선거민주주의 체계가 자리잡은 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지만, 중국에선 보편적인 일이다. 유심히 살펴보면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찬성표를 던졌는지 반대표를 던졌는지 알 수 있는 형태로, 인민대표 투표 뿐 아니라 각급 학교에서 이뤄지는 선거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이 찬성표를 찍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개헌안 표결에 2964명이 참여한데다, 검표원 선발부터 투표용지 배부, 투표, 개표 등 여러 절차를 거쳤음에도 전체가 51분만에 끝난 것도 투표용지를 접지 않은 덕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동으로 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활짝 펼쳐진 투표용지가 자동 개표기에 들어가 바로 찬반을 인식하게 했기 때문이다. 투표 완료를 시작한 지 15분 만에 결과가 장내에 방송됐다.

인민대회당에는 각 좌석에 전자식 투표기가 배치돼있어 보다 빠른 투개표 진행이 가능하지만, 중국은 개헌 등 주요 사안은 무기명투표로 진행한다고 강조한다. 1982년 이후 이뤄진 4차례의 개헌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투표용지에는 중국어 외 몽골어, 티베트어, 위구르어, 카자흐어, 조선어(한국어), 이족어, 좡족어 등이 표기됐다. 소수민족들을 위한 배려였다. 인민대표들은 찬성, 반대, 기권 가운데 하나를 표기한 뒤, 지정된 투표함에 넣도록 돼있었으며, 투표 시작이 개시된 뒤 주석단에 앉은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투표를 한 뒤에 다른 인민대표들도 투표를 시작했다. 주요 인사들이 투표할 때마다 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인민대표당 2층으로 안내받은 국내외 취재진 사이사이에선 전인대 관계자 등이 끼어들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들에게 개헌과 관련된 의견을 묻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바삐 자리를 떴다.

3시51분 안내방송을 통해 “찬성 2958, 반대 2, 기권 3”이라는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인민대표들은 모두가 박수를 쳤다. 전체 투표 수가 2964표였으므로 무효표가 1표 있었던 셈이다. 이날 표결 뒤 전인대는 장더장 상무위원장이 지난 5년 동안의 업무 보고 등을 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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