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핵잠수함 운항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핵잠수함 지휘관과 승조원들의 업무량과 정신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인공지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관련 연구자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인공지능의 핵잠수함 탑재는 중국과 해당 기술 분야에 모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핵잠수함 분야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주목받는 것은, 잠수함 운항 기술의 상당 부분이 일반적으로 승조원의 경험과 효율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잠수함에는 수압과 충격, 열, 전자기 방해파, 속도 등을 모두 견딜 수 있도록 초고강도의 강판 기술이 적용되는 등 1950년대 이래 동시대 최고의 정교한 과학기술이 적용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수중 음파탐지기가 보내오는 각종 신호 분석 등 ‘사고의 영역’은 대개 사람이 맡아 왔다. 하드웨어의 발전과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의 발전 속도에 괴리가 있었던 셈이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이 이를 핵잠수함에도 적용하게 되면, 염분 농도와 수온 등 잠수함이 수중에서 수집한 여러 데이터가 음파탐지기 신호의 정확성을 높이게 될 전망이다. 이행해야 할 수중 작전의 이점과 위험 요소를 지휘관이 미리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해에서 몇 달씩 머물면서 지휘관과 승조원 100~300명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나 그에 따른 지휘 오류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중국 군 당국은 인공지능 분야에 이 같은 요구 사항을 구체화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실전에서 인공지능이 혼선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연구자는 전했다. 이런 탓에 인공지능 운영 시스템이 탑재되더라도 승조원 수를 줄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핵잠수함이 인류 사회에 치명적인 공격을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덩즈둥 칭화대 교수는 “인공지능은 아직 기계일 뿐”이라며 인간에 대한 반란 가능성은 적어도 예측 가능한 미래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도는 핵잠수함 인공지능 적용과 관련한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민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의 잠수함 연구자들 사이에서 인공지능이 화제가 된 것은 지난 1~2년 사이의 일이라며, “과거엔 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 먼 일이었지만 최근엔 많은 진전이 있었다. 희망이 목전에 온 듯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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