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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이방카 공장’ 실태 조사한 중국 운동가의 험난한 삶

등록 2018-01-26 19:19수정 2018-01-26 20:45

아내는 노래방 야간일…두 아이는 한달에 세번
남편은 ‘이방카 브랜드’ 노동실태 조사로 구금
‘여성 인권’ 강조 이방카 모습과는 대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브랜드로 해 상품을 생산하는 중국 내 공장의 노동 실태를 조사하던 중 구금된 노동운동가의 가족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노동운동가 화하이펑의 부인 덩구이롄(36)은 노래방 야간 일을 하고 숙소에서 생활한다. 딸 천천(7)과 아들 보보(4)는 한달에 세 번밖에 못 본다. 덩구이롄은 “아이들은 엄마가 없는 생활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화하이펑은 지난해 5월 미국의 비영리 단체 ‘중국노동자감시’ 소속으로 구두 공장 화젠의 노동 실태를 조사하던 중 불법 도청 혐의로 구금됐다. 이 공장은 이방카 브랜드 구두 공급사 가운데 한 곳이다.

당시 중국노동자감시는 화하이펑을 비롯한 운동가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방카 브랜드 하청 공장들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었다. 이 무렵 <블룸버그>는 중국노동감시를 인용해 관련 공장의 일부 계약직 노동자의 임금이 시간당 1달러에 지나지 않으며, 월 2500위안을 받으며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화하이펑은 30일 뒤 풀려냈지만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에이피>는 전했다.

덩구이롄은 현재 거주하는 후베이성 샹양 빈민가에선 남편이 미국에 국가 기밀을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가족은 공안 당국이 그를 언제든 끌고갈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남편은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며 “그러나 그가 어떤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해줄 때마다, 도움을 받은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에이피>는 이방카가 백악관에서 여성 인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영향이 중국대륙의 한 여인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방카는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여성회의(WAW)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등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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