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중국어판 자서전 <운명> 출판기념회가 11일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가운데,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문재인 대통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운명) 중국어판 출판기념회가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운명>은 2011년 9월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집필한 책으로, 문 대통령 본인의 삶과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 등이 담겼다. 중국어판을 낸 펑황롄둥 출판사의 우이솽 총경리는 “<운명>은 정교하고 생활 철학이 담겨있는 좋은 책”이라며 “<운명>의 출판은 중국 독자의 환영을 받을 것이며, 중-한 인민의 상호 이해도 깊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어판 번역은 왕멍 톈진사범대 한국어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번역 작업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와 관련한 갈등이 고조됐던 지난해 8월~11월 기간 이뤄졌다. 옮긴이 왕 교수는 “번역을 하면서 문 대통령의 인생 역정을 그대로 간접 체험할 수 있었고, 존경받을 만한 진정한 어른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출판사 관계자와 왕 교수, 그리고 한반도 전문가인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의 ‘북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진 교수는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잘 나가던 시절에 그를 떠났다가, 탄핵 당해 힘들어지자 다시 곁으로 돌아온 것은 매우 감동적”이라며 “또 한편으로는, 문 대통령이 그런 한결같은 모습으로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흡수통일을 반대하는 등 느슨해지지 않고 끝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인 결과가 최근 남북 대화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노영민 주중대사와 한재혁 문화원장, 고도원 김대중 전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 출판사 관계자들, 그리고 한국 및 중국 기자들이 참석했다. 노 대사는 “한국과 중국은 같은 점과 다른 점이 모두 있다”며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은 ‘운명’이지만, 중국어 제목은 (같은 뜻의 단어인) ‘명운’(밍윈)이라는 것이 이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고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날은 대한민국 역사에 운명적 날이 됐다”고 말한 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차이를 묻는 중국 기자의 질문에 “세 대통령은 모두 역사를 진보시킨 분들이다. 국민과 함께하면서, 옳은 방향, 옳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했다. 표현은 달랐어도 생각은 같았을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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