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광저우 지하철에 설치된 고화질 폐회로텔레비전(CCTV) 카메라가 보내온 영상을 조종실에서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갈무리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고화질 폐회로텔레비전(CCTV) 카메라를 통해 승객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살필 수 있는 지하철이 올해 개통할 전망이다.
광저우 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형태로 건설중인 지하철 14호선의 지선인 신허~전룽 구간의 ‘지식성 지선’에서 4K 고화질 시시티브이를 갖춘 지하철의 시험운행이 실시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각 차량에는 시시티브이가 4개씩 달려 있으며, 시험운행이 진행되는 동안 각 카메라가 촬영한 고화질 화면은 실시간으로 조종실에 전달됐다. 지하철에 이러한 시스템이 장착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고화질 시시티브이 지하철을 제작한 광저우 기반 기술기업 신안셴(뉴프런트) 쪽은 “인공지능으로 차량 내 사람 수를 파악해 탑승객 수를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촬영된 화면의 선명도는 그 정도 통제를 위해 필요한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범죄 용의자들을 가려낼 수 있을 정도다.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연결돼 범죄 용의자들을 즉각 발견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신안셴의 천펑화 부장은 홍콩에서도 고화질 시시티브이 지하철 시험 운행이 이뤄졌으며, 올해 안에 디즈니선(디즈니랜드 리조트 전용선)에 이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업체는 앞으로 차세대 5G 인터넷망이 구축되면 현재의 4G망보다 더 나은 실시간 고화질 영상 전송 환경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곳곳에서 고화질 시시티브이가 늘어나는 데 대해 관련 당국 및 기업은 “안전을 위한 조처”라고 강조하지만, 일상적인 감시가 고도화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전역의 감시 카메라 개수가 이미 1억7000만개에 이르며 3년 안에 4억개가 더 설치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들 카메라가 인공지능 안면인식 시스템과 결합하면 사실상 모든 개인에 대한 실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주민등록 자료와 연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현재 기술 수준은 이미 얼굴 나이, 인종, 성별, 키 등을 예측한다. 인공지능 산업은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인재와 자원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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