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이틀 전 중국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6일 오전 고비사막 일부 지역에서 53분 동안 중국 당국의 지시로 항공 운항 금지가 실시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이 지역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과거 고고도 미사일 요격 훈련이나 아이시비엠인 둥펑-41을 실험했던 지역이어서, 이번에도 같은 류의 실험을 진행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로켓부대의 전신인 제2포병군단 출신 군사평론가 쑹중핑은 아이시비엠 실험이 진행됐을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군 최첨단 무기로 꼽히는 둥펑-41은 최대 1만2000㎞의 사거리로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 내에 두는 미사일이다.
이번 아이시비엠 실험이 8일부터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 보내는 메시지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평론가 저우청밍은 “중국이 트럼프의 방문에 앞서 근육 자랑을 한 것”이라며 “2010년 1월 당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신형 전투기 젠-20의 첫 비행이 실시되는 등 과거에도 미국의 고위 관료 방문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쑹중핑은 “아이시비엠 발사 실험은 매우 복잡해서 여러 부문이 협력하는 일이라, 지난해에는 시기가 정해졌을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일정은 불과 두 달 전에 확정됐다”고 반박했다.
중국과 미국, 러시아 사이에 진행되는 아이시비엠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의 이번 아이시비엠 실험은 지난달 러시아의 아이시비엠 실험, 8월 미국의 아이시엠 실험에 대한 억지력 과시 성격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저우창밍은 “중, 미, 러는 근래 장거리 타격 기술의 경쟁을 시작했다”며 “3국이 더 높은 단계의 핵무기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쑹중핑은 중국의 핵 전략은 다른 나라가 핵으로 위협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이나 러시아만큼 공격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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