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 7명 전원이 지난달 31일 중국공산당 창건 기념지인 상하이 1차당대회 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다. 상하이/신화 연합뉴스
중국 각지의 당·정부 관료들이 잇따라 공산당 혁명 ‘성지’를 찾아나서고, 관련 시설 일반 방문객도 늘어나는 등 시진핑 2기 지도부가 출범한 중국에 ‘홍색 열풍’이 불고 있다.
5일 오전 셰푸잔 허난성 서기는 지방 당 간부들을 이끌고 란카오현 자오위루간부학교를 찾아 모범적 지방관으로 꼽히는 자오위루(1922~64)가 심은 오동나무 ‘자오퉁’에 참배하고, 8년 전 시진핑 국가주석이 나란히 심은 나무 ‘시퉁’을 참관했다. 자오위루는 농민가정 출신 농촌 관료로 청렴과 헌신의 대명사 같은 인물이다.
4일 왕둥펑 허베이성 서기는 쉬친 성장, 푸즈팡 성 정협 주석 등 지도부를 이끌고 혁명 성지 시바이포를 방문했다. 시바이포는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 지도부가 1949년 베이징을 탈환하기 전 마지막 지휘소가 있던 곳이다.
앞서 3일 리창 상하이시 서기는 시 지도부와 함께 1차·2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 유적지와 4차 당대회 기념관을 방문했으며, 리시 광둥성 서기는 2일 3차 당대회 기념관을 방문했다. 러우친젠 장쑤성 서기는 2일 화이안의 저우언라이 기념관과 고거(옛 거주지)를, 쑨즈강 구이저우성 서기도 이날 홍군산 열사능원과 쭌이회의 유적지를 각각 방문했다.
중국 지방 지도자들의 잇따른 혁명성지 방문은 지난달 31일 시진핑 2기 지도부 7명 전원이 상하이의 1차 당대회 유적지 등을 방문한 이후 이어진 행보여서 눈길을 끈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공산당이 극심한 빈부 격차 등 중국 사회가 직면한 현실의 문제를 풀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당장(당헌)에 ‘시진핑 새 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용어를 새로 넣고 후계 구도를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하는 등 권력 집중 현상이 나오는 것과도 관계가 있어 보인다.
한편 시 주석과 상임위원단이 다녀간 다음날부터 상하이의 1차·2차 당대회 유적지에는 관람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온라인 매체 <펑파이>가 보도했다. 시 주석 등의 방문 이튿날 관람객 수는 평소보다 40% 늘어난 4200명이었으며, 관람객들은 언론에 보도된 지도부를 모방해 당기 앞에서 손을 들고 입당선서를 했다고 한다. 입장객 급증에 기념관 안내원들의 목이 쉬어 관장이 직접 가이드로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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