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표적 빈곤 지역으로 꼽혀온 서남부 구이저우성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앙 정계 요직으로 약진하는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 중국공산당 서열 3위가 된 리잔수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시 주석이 정계에 입문해 허베이성 현 서기로 일하던 시절 이웃 현에서 근무하며 인연을 맺은 뒤 시진핑 1기에서 비서실장 격인 중앙판공청 주임을 맡을 정도로 최측근인 그의 마지막 지방 근무 경력은 구이저우성 서기(2010~2012년)였다. 차기 지도자 후보로 급부상한 천민얼 충칭시 서기도 직전 직위가 구이저우성 서기(2015~2017년)였다.
올해 당대회에선 시 주석 자신도 ‘구이저우성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개·폐막 연설 등 공식 석상 외에 시 주석의 모습이 노출된 것은 구이저우성 대표단 회의에 참석한 게 유일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다른 대표단과 더불어 빈곤 퇴치, 당의 풀뿌리 기반 건설, 기율 강화 등을 논의했다.
구이저우는 지난해 총생산 순위가 31개 성·직할시 가운데 25위에 그친 대표적 저개발 지역이다. 그러나 가난한 곳은 풍족한 곳보다 성장 여력이 크다는 ‘장점’도 있다. 구이저우의 지난해 경제성장률(10.5%)은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정치평론가 우창은 “구이저우는 가난하고 작은 데다 소수민족이 많아 관료들의 성과가 비교적 쉽게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이저우성은 시 주석이 강조하는 ‘빈곤 퇴치’ 문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구이저우성 당국은 3600만 주민 가운데 700만명 이상이 시 주석 집권기(2012~2016년) 동안 빈곤선을 벗어났으며, 올해 100만명이 추가로 빈곤선을 탈출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30일 “많은 당원들이 보기에 구이저우는 시진핑의 업적을 과시하고 주요 정치인들을 시험하는 곳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도 구이저우성 서기(1985~1988년)를 지낸 바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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