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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탁월한 이론, 깊은 통찰, 날카로운 판단”…시진핑 우상화 가속

등록 2017-10-26 16:17수정 2017-10-26 22:02

당장에 ‘시진핑 사상’ 넣고 우상화 작업
‘마오쩌둥·덩샤오핑 이래 처음’ 평가
입맛 안 맞는 외신 취재 불허 조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03년 <중앙텔레비전>(CCTV)의 시사프로그램 ‘동방시공’에 나와 문화대혁명 시기 자신의 ‘하방’ 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인터뷰는 지난 3월 이 방송이 방영한 연작 다큐프로그램 ‘초심’에 다시 등장했다. <중앙텔레비전> 갈무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03년 <중앙텔레비전>(CCTV)의 시사프로그램 ‘동방시공’에 나와 문화대혁명 시기 자신의 ‘하방’ 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인터뷰는 지난 3월 이 방송이 방영한 연작 다큐프로그램 ‘초심’에 다시 등장했다. <중앙텔레비전> 갈무리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마무리되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가 막 시작된 중국에서 지도자 우상화 열기가 뜨겁다.

2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왕샤오후이 중앙정책연구실 상무부주임 겸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수정된 당장에 ‘시진핑 새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경과를 설명했다. 특히 지도자(시진핑) 이름이 들어간 과정에 대해 “(이 사상은) 우리의 실천과 전 당의 지혜가 모아진 결정체이지만, 주요 창설자는 시진핑 동지”라며 “이 사상의 창설 과정에서 시진핑 동지는 탁월한 이론적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의 소양과 업적에 대해 “시진핑 동지는 마르크스주의 정치가·이론가로서의 깊은 통찰력과 날카로운 판단력 및 전략 결정력으로 이 이론의 창립을 위해 결정적 역할을 했고 결정적 공헌을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이 미사여구를 동원해 지도자를 미화하며 사상가로 추어올리는 것은 마오쩌둥·덩샤오핑 이래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 이전 중국공산당 지도자들 가운데 지도사상에 이름이 들어간 건 그 두 사람뿐이었다. 시 주석도 이들 반열에 오르면서 우상화 작업이 뒤따르는 셈이다.

1976년 마오쩌둥 사후 지도자에 대한 우상화 강도는 지금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 들어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은 문화대혁명 시기의 시 주석의 하방 생활이나 집권 이후 당의 성과 등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를 여러 차례 만들어 방영했다. 하방 시절 “밀 200근(100㎏)을 짊어지고 어깨도 바꾸지 않으면서 10리(5㎞) 산길을 가곤 했다”고 한 시 주석의 인터뷰는 ‘신격화’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복고 성향 걸그룹이 콘서트에서 문화대혁명 시절 노래와 더불어 시 주석을 칭송하는 노래를 불러 논란이 됐다. 마오쩌둥에 대한 개인 숭배를 문화대혁명의 원인이라며 반성해온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회 미디어센터는 25일 새 최고지도부 공개 행사 초청장(사진)을 신청자들 가운데 선별적으로 발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중국공산당 제19차 당대회 미디어센터는 25일 새 최고지도부 공개 행사 초청장(사진)을 신청자들 가운데 선별적으로 발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중국 당국은 입맛에 맞지 않는 외국 매체를 배척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시 주석이 새 상무위원들을 소개하며 2기 최고지도부를 공개한 행사에는 <뉴욕 타임스>,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스>, <비비시>(BBC), <미국의 소리>, <이코노미스트> 등 서구 유력 매체들이 사전 신청을 했으나 초청받지 못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300명가량의 언론인이 참석했지만, 시 주석은 20분 동안 새 지도부를 소개하고 외국 매체에 “객관적 소개와 유익한 건의는 일관되게 환영한다”고 연설하고서도 별도로 질문을 받지 않았다.

중국외신기자협회(FCCC)는 성명을 내어 “중국 당국이 허용하지 않는 취재를 진행하는 기자들을 벌주기 위해 현장 접근을 막는 것은 언론의 자유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항의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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