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났다. 한겨레 자료
11월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밤 두 정상의 통화 사실을 보도하면서, "양국 정상은 현재 조선(한)반도 형세에 대해 시각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중국 쪽은 '시각 교환'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백악관은 성명에서 두 정상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성실히 이행해 대북 압박을 최대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불과 12일전인 지난 6일 두 정상의 통화 때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이 '3대 견지'(비핵화, 평화·안정, 대화·협상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 정책을 확인하며 대화를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국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고,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중·일 순방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통화에서도 순방과 관련한 사안들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의식한듯, "올해 미국과 중국엔 모두 중요한 국내 일정이 있으며, 이 일정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지 20여일이 지난 2월10일 시 주석과 첫 전화통화를 했다. 4월초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이뤄진 트럼프 행정부의 첫 미-중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은 4월12일, 4월24일, 7월3일, 8월12일, 9월6일 등 잇따라 전화로 미-중 관계를 논의했다. 이번 통화에서 시 주석은 "대통령님과 공동 관심사안에 대해 '지속적 소통'을 유지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또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에 위문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감사를 표시했다.
<신화통신> 기사를 보면 중국 쪽이 전화를 받았을 때 일반적으로 등장하는 '요청에 의해'라는 표현이 쓰이지 않아, 이날 통화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전날 통화가 이뤄졌다는데 주목하기도 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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