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사 관계자 “정전 막을 수 있는 방법 없었다”
원전 가동 질문엔 “발전 시간 길어 해결방법 못돼”
대규모 정전이 일어난 15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중심의 101 빌딩의 불이 모두 꺼져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
지난 15일 발생한 대만의 ‘대정전'이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 부족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대만 전력 당국이 ‘원전 가동도 소용없었을 것'이란 입장을 냈다.
대만전력공사 고위 관계자는 전체의 절반 가량인 668만가구에 영향을 준 ‘8·15 대정전’과 관련해, 사고가 발생한 다탄 천연가스화력발전소의 발전량 비중이 12%에 이르러 “어떤 발전 방식으로 예비전력을 늘렸어도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17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예비전력이 많고 적은 것은 당연히 정전 대응에 영향을 주지만 정전 규모가 너무 크면 소용이 없다”며 “예비전력이 많았다면 정전 발생 뒤 회복 속도가 빨랐을 수는 있겠으나, 정전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고 못박았다.
일부 중단됐던 제1·제2 원전을 가동했다면 정전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는 “원전은 발전 시간이 매우 길어서 쓸모가 없었을 수 있다”며 “가동 즉시 전력이 바로 생기는 수력발전 외에는 1~2시간씩 필요한 석유·천연가스 화력발전 등은 해결 방법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만전력공사 관계자는 발전소가 한곳에 집중돼있어 사고 규모가 커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집중식과 분산식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상호 보완이 필요하다”며 “발전에도 송전에도 모두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