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우산시위'를 이끈 당시 학생 지도부가 6~8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상소정(항소법원)은 17일 불법 집회 선동 및 참가 혐의로 기소된 데모시스토(정당)의 조슈아 웡 비서장과 네이선 로 주석, 홍콩전상학생연회(학련)의 알렉스 차우 전 비서장에게 각각 징역 6월, 8월, 7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4년 최대 20만명이 모여 홍콩정부청사 앞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시위한 학생단체 지도부다.
이들의 형량은 1심보다 무거워졌다. 지난해 8월 1심은 웡 비서장과 로 주석에게 각각 사회봉사활동 80시간과 120시간, 차우 전 비서장에게 징역 3주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은 사회봉사활동이 “너무 관대한 조처여서 젊은이들에게 그릇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홍콩 <명보>는 재판부가 웡 비서장과 로 주석에게 애초 각각 징역 8월과 10월을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사회봉사활동을 이미 완료했다는 등의 이유로 각각 두달씩 감형 처분을 했다고 전했다.
홍콩 입법회 조례는 3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이 형 확정 이후 5년 내 입법회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이들은 당분간 선거를 통한 공직 진출의 길이 막힐 것으로 보인다. 웡 비서장은 차기 선거 출마를 위해 피선거 연령 하향 조정을 요청한 상태였고, 로 주석은 지난해 입법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선서 무효 시비 끝에 지난달 의원직을 잃은 상태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이들을 포함한 젊은층의 정치 진출을 막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판한다고 <비비시>(BBC)는 전했다.
웡 비서장은 판결 뒤 트위터에 “우리를 수감시킨다고 해서 홍콩인들의 보통선거권을 향한 열망을 꺼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더 강력하고, 더 굳건하며, 승리할 것이다”, “곧 다시 만나자”고 썼다. 그는 판결 전 방송에 출연해 실형을 예상하면서 지지층에게 민주화 운동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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