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이 일어난 중국 쓰촨성 주자이거우에서 9일 구조대가 부서진 버스에서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주자이거우/AFP 연합뉴스
중국 쓰촨성 유명 관광지 주자이거우(구채구)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주민들이 길거리로 내몰려 천막살이를 시작한 가운데, 집계되는 피해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8일 규모 7.0의 지진이 강타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여진과 산사태 속에서 주자이거우 주민들은 임시캠프나 길거리에 설치된 파란색 보호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0일 전했다.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도 이날 아침 주민들이 피신한 파란 천막촌의 광경을 일부 전해, 적어도 전날부터는 구호 손길이 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쓰촨성 관광 당국은 9일까지 모두 6만여명의 관광객이 주자이거우와 인근 지역을 떠나 쓰촨성 청두 등으로 이동했으며, 이들 중에는 한국인 관광객 109명 등 외국 관광객 1744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15시간 안에 이들을 모두 버스와 헬기 등으로 대피시킨 셈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시내에 금이 간 건물이 많았고 지진을 온전히 견딘 건물은 거의 없었다며, 현지 소방 당국을 인용해 한 호텔 건물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전했다. 호텔 잔해에서는 이날 오전 한 여성의 주검이 발견됐다. 아바 티베트·창족자치주 당국은 민간 가옥 1680채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지진 현장에는 군 병력 1900명 등 대규모 구조대가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구조작업은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중이다. 해발 2천~3천m 고산지대여서 밤 기온은 섭씨 10도까지 떨어지는 데다 비까지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복과 헬멧 차림의 한 구조요원은 9일 산사태로 고립된 계곡을 수색하고 돌아왔다며 “10일 오전에 재차 시도할 예정이다. 그곳에 고립된 사람들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예전 지진 피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현재 피해 상황인 양 이야기하거나, ‘피해민 지원금'을 명목으로 한 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등 각종 유언비어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현장을 엄격히 통제하는 분위기다.
아바주 정부는 이날 낮 12시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20명으로, 이 가운데 여행객 6명과 주민 2명의 신원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431명으로, 중상자 18명은 청두로 후송한 상태다. 하지만 지각 불안정으로 대규모 여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주자이거우와 별도로 9일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한 신장위구르자치구 허징 지역은 전력과 가스 공급에 차질이 없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영 매체들은 신장 정부가 2003년 이래 주택 건설에 내진 설계를 갖추도록 하면서 지진 피해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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