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성 주자이거우에서 9일 경찰들이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자이거우/EPA 연합뉴스
중국 쓰촨성의 유명 관광지인 주자이거우(구채구)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났다. 이튿날까지 인근 지역에서 여진이 이어진 가운데,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도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
주자이거우 지진은 8일 밤 9시19분께 쓰촨성 아바 티베트·창족자치주 주자이거우현에서 35㎞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9일 밤 10시10분까지 관광객 6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지고, 부상자 343명 가운데 13명이 중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명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20㎞ 깊이에서 발생한 지진의 진동은 인근 간쑤성 란저우, 쓰촨성 청두는 물론, 450㎞ 떨어진 충칭과 산시성 시안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고 누리꾼들은 전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주자이거우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부상자들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청두의 한국총영사관은 당일 이곳을 방문한 한국인은 단체관광객이 99명, 개인 관광객이 10명으로,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뿐 모두 무사하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지진 뒤 적어도 3만1500명이 안전지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지만, 당일 주자이거우 방문객 수(3만8799명)와는 차이가 있다. 8일 밤 관광객들은 추가 피해를 우려해 섭씨 10도의 추위 속에서도 주차장과 길거리 등에서 노숙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당국은 며칠 안에 규모 6.0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9일 오후 3시까지 이미 1186차례의 여진이 관측됐다.
쓰촨성에선 2008년 5월 청두 북서쪽 90㎞ 원촨현에서 규모 8.0의 지진으로 약 6만9000명이 사망했으며, 2013년에도 규모 6.6의 지진으로 200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바옌카라산맥 주변의 지각변동으로 지진이 잦아진 것으로 본다. 최근 이 지역 강우량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 6월말 이웃 마오현에서 발생한 대형 산사태 같은 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취색 호수와 폭포로 유명한 주자이거우의 절경 자체가 지진으로 발생한 언색호(지진 등으로 하천이 막혀 생긴 물웅덩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9일 아침 7시27분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보얼타라몽골자치주 징허현에서 규모 6.6의 지진과 최대 4.7의 여진이 151차례 이어져, 이날 오전 현재 32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주자이거우에서 북서쪽으로 2250㎞가량 떨어진 곳으로, 당국은 두 지진이 서로 연관되지 않은 독립된 현상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구조와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군, 무장경찰, 공안, 소방인력 등을 대거 투입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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