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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관영매체 “문재인, 사드 우유부단 말라”

등록 2017-08-03 22:53수정 2017-08-04 09:39

신화통신, 북 ICBM 발사 뒤 두번째 논평
“사드 배치하면서 중러북 관계개선하는 건 환상”
“사드 배치 중단 않으면 베를린 구상은 공상될 것”
중국 관영매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인고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3일 논평을 내어 "문재인 정부는 사드 문제에서 줄곧 수시로 바뀌며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논평은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사드 한국 배치의 피해가 이익보다 크므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며, "대통령 취임 뒤에는 '질서와 정의'를 잊어버린 듯 한마디도 않는다"고 했다.

논평은 한국 국방부가 앞서 사드 배치지에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해놓고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뒤 태도를 바꿔 사드를 기존대로 배치하기로 했다며 "한국 여론도 정책이 조변석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사드 배치의 이유로 삼는 것이 "견강부회의 인과관계"라며, 한국이 "자신을 미국의 전차에 묶으려 든다"고 지적했다. 논평에는 "사드를 맹신하는 것은 남북 군사 긴장 대치를 고조시키고, 대화를 통한 남북 관계 완화 노력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이라는 대목도 있었다.

논평은 또 "문재인은 원래 '전략적 모호'의 태도를 순조롭게 취하려 했으나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사드 배치를 추진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중·러·조선(북)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환상을 갖고 있지만, 현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성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또 사드 배치가 한국의 안보 우려를 해결할 수 없으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므로 한국에 사드 배치를 중단하라면서, "그러지 않으면 베를린 평화 구상은 공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신화통신>의 한반도 관련 논평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아이시비엠 발사 뒤 두번째 나온 것으로, 첫번째였던 지난달 31일 논평은 미국 정부에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할뿐 사드 관련 내용은 없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사드 한국 배치 문제를 분리 대응하는 중국의 태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신화통신>이 두 논평에서 모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아이시비엠으로 판단하는 부분이다. 첫번째 논평에선 "조선(북)은 이달초와 지난달 말 연속해서 두 차례 아이시비엠을 발사해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켰다"고 했고, 두번째 논평에선 "조선(북)이 아이시비엠을 발사한 지 열 몇시간 뒤 (한국 정부가) 태도를 바꿔 (사드) 배치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미사일을 아이시비엠이 아닌 '중거리미사일'로 규정한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북한의 아이시비엠 개발 완성을 인정한 셈이어서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 논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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