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병대가 민항기를 타고 미국 하와이로 건너가 단교 이래 미군과의 첫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아주주간>은 최근호에서, 대만 해병대 1개 소대가 연례 군사훈련 직후인 5월말~6월초 하와이로 비밀리에 이동해 미 해병대와 연합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1978년 단교 이래 미군과 대만군이 함께 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대만 인터넷매체 <상보>의 관련 보도를 보면, 훈련은 대만 해병대가 미 태평양사령부 해병대 아래로 편제돼 2주간 진행됐다. 대만 병사들과 장비는 민항기로 이동했으며, 훈련 종료 기념식에는 대만 당국의 특별 초청으로 장병들 가족도 참석했다.
미국과 대만은 정식 군사동맹은 아니지만 군사 자문 및 교류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천수이볜 총통 시절에는 미군 영관급 장교 또는 예비역 장성들이 ‘자문단’ 형태로 대만을 방문해 중대급 훈련부터 미사일 시험에 이르는 다양한 훈련을 참관했다.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이 개입할 때 대만의 작전 능력 및 운용 방식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고, 서로 오판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만군은 지휘, 관리, 통신, 정보 등에 미군 방식을 받아들여, 호환이 가능하도록 작전 및 편제 방면에서 ‘미국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주간>은 미-대만 군사동맹화가 문서 작업 또는 시뮬레이션에서 한발 나아가 실질적 군사 협력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연합훈련 분야와 규모의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해온데다, 최근 중국의 협조가 만족스럽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낸 상황에서 연합훈련에 대한 보도가 나온 것도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최근 대만에 대한 1조원 규모의 무기 판매도 허용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대만과의 군사적 관계를 즉각 청산하고 미-중 관계에 더 큰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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