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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민주화운동 상징 류샤오보 결국 숨져

등록 2017-07-13 23:42수정 2017-07-13 23:44

간암 말기 판정 받고 가석방-입원중 사망
1989년 천안문사건으로 민주화운동 상징 부상
“인권수호 비폭력 투쟁”…2010년 노벨평화상
국제사회 석방 요구 거부 중국 인권상황 비판 커질듯
2010년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시청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류샤오보의 사진과 함께 그의 부재를 상징하는 빈 의자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2010년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시청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류샤오보의 사진과 함께 그의 부재를 상징하는 빈 의자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수감생활을 해온 류샤오보(61)가 간암 말기를 이유로 가석방됐다가 사망하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류샤오보를 치료해온 선양의 중국의과대학부속제일병원은 “12일 오후부터 병세가 극도로 악화돼 호흡 곤란을 겪었으며 신장, 간 기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겨 고통스러워하더니 13일 오후 숨졌다”고 발표했다.

2009년 체포돼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은 류샤오보는 올해 5월24일 석방돼 선양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의료진은 최근 간 기능 저하로 더는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태라며 가족들에게 24시간 그의 곁을 지키라고 요청해 생명이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병세 악화로 최근 진통제만 투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955년 지린성 창춘에서 태어난 류샤오보는 1984년 베이징사범대 중문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대학 강단에 섰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미국 컬럼비아대 방문학자로 체류중이던 1989년 천안문(톈안먼) 시위가 벌어지자 귀국했으며, ‘천안문 사군자 단식농성'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현장에서 군과 학생 지도부 사이에 합의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자신 또한 체포돼 ‘반혁명 선전선동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작가이자 학자인 그는 천안문 사건을 기점으로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1995년 천안문 사건 재평가와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하다가 9개월 가택연금을 당했고, 이듬해에는 중국의 대만 정책을 비판하며 평화통일을 주장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가 노동교화 3년형을 받았다. 2008년 12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발표를 준비하던 중 발각돼 가택연금당한 뒤 2009년 6월 정식체포돼 11년형을 받았다.

류샤오보는 수감중인 2010년 “기본적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비폭력 투쟁을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당국의 불허로 그 자신은 물론 가족도 노르웨이의 시상식장에 가지 못했다. 빈 의자가 그를 대신했으며, 이 사건은 중국의 인권 상황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중국은 시상에 반발하며 노르웨이와의 관계를 냉각시키기도 했다. 건국 이래 첫 노벨상 수상자이지만 중국 정부는 날카롭게 반응했다.

국제사회는 류샤오보의 석방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5월 가석방된 뒤, 류샤오보는 해외에서 치료받기를 희망했고 그를 받아들이겠다는 나라들도 있었지만 중국 당국은 해외 이동이 치명적일 수 있다며 반대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독일 의사들이 그를 직접 방문해 상황을 살핀 뒤 이송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어 12일 미국 백악관도 류샤오보의 이송 치료를 요구했다. 류샤오보가 장기간의 수감 생활 중 중병을 얻고, 석방이나 해외 이송 치료 요구도 거부된 상황은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비난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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