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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류샤오보 ‘팡리즈·천광청 선례’ 따를까

등록 2017-07-09 21:02수정 2017-07-09 22:48

미·독 의사들 “최대한 빨리 외국 이송해야”
천안문시위 배후 지목 팡리즈 출국 허용 전례
인권변호사 천광청도 줄다리기 끝 미국 망명
중국 쪽 “적절 치료중. 이송 안전하지 않아”
미국과 독일 의사가 8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중국의과대학부속제일병원에 입원중인 중국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를 만났다. 출처: 중국의과대학부속제일병원 누리집
미국과 독일 의사가 8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중국의과대학부속제일병원에 입원중인 중국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를 만났다. 출처: 중국의과대학부속제일병원 누리집
수감생활을 하다 간암 말기 확진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가 희망하는 국외 치료의 가능 여부에 중국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중국이 인권 문제로 서구의 압박을 받던 중 ‘출국'으로 절충점을 찾은 적이 몇차례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 엠디(MD) 앤더슨 암센터 조지프 허먼 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마르쿠스 뷔흘러 교수는 9일, 전날 랴오닝성 선양의 중국의과대학부속제일병원에 입원한 류샤오보를 만난 뒤 낸 공동성명에서 “류샤오보와 그의 가족은 남은 치료를 독일이나 미국에서 받고 싶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모두 적절한 의료 이송 조처로 그를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송은 최대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각각 속한 병원이 모두 류샤오보를 치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성명은 류샤오보가 입원해 있는 병원 쪽이 이송이 “안전하지 않다”고 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볼 수 있다. 이 병원은 6일 이후 류샤오보 관련 상황을 수시로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는데, 8일에는 허먼·뷔흘러 교수의 방문 및 진단, 이들과 중국 의료진의 토론 내용을 사진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전했다. 이 내용 중에는 두 서양인 교수가 환자가 출국 치료를 받고 싶어 한다고 전하자, ‘중국 전문가'가 “환자의 이동은 안전하지 않다. 당신들은 더 잘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팡리즈.
팡리즈.
병원의 자료만 보면, 허먼·뷔흘러 교수는 “우리도 더 나은 방법은 없다. 당신들이 이미 매우 잘해왔다”고만 답한 것으로 나오지만, 두 사람은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의 바람대로 외국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힌 셈이다. 병원의 초청에 응해 류샤오보를 만난 두 교수는 중국 의료기관의 치료와 진단에 긍정적인 입장도 밝혔다. 이날 류샤오보는 영어로 의사들 질문에 답할 정도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당국의 입장은 아직 전해지지 않지만, 대체로 전망은 비관적이다. 중국의 전직 선전 담당 관료는 “류샤오보의 출국을 허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류샤오보의 바람대로 해줄 것이었으면 진작에 했을 것이다. 지금 와서 손을 들면 스스로 문제를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고 <라디오 프리 아시아>가 전했다.

천광청.
천광청.
하지만 류샤오보가 팡리즈나 레비야 카디르, 천광청 등 국외에 망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전례를 따를지도 관심거리다. 천체물리학자 팡리즈는 민주화 지지 성향 때문에 당원 자격과 공직을 박탈당했고, 1989년엔 천안문 시위 배후로 지목돼 미국대사관으로 피신했다. 미-중의 줄다리기 끝에 중국은 그의 출국을 허용했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하다 2012년 생을 마감했다. 위구르족 독립운동가 레비야 카디르는 국가기밀누설죄로 투옥됐다가, 2005년 미국 국무장관 방중을 앞두고 신병 치료를 명목으로 가석방돼 바로 미국으로 망명했다.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은 2012년 가택연금 도중 탈출해 미국대사관으로 진입했고, 결국 미국으로 사실상 망명했다.

류샤오보가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뒤 국제사회에서 중국 인권 탄압의 상징적 인물로 각인돼온 만큼, 그의 출국은 중국이 ‘인권 존중' 차원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마지막 조처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하지만 중국은 수감 동영상 공개와 외국 의료진 초청을 통해, 그의 병세가 열악한 수감 환경 탓이 아니며 적절한 치료를 해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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