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27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리커창 중국 총리가 정보기술 발전을 통한 포용적 경제 성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2021년까지 모두가 풍족한 생활을 누린다는 ‘샤오캉 사회’ 건설을 약속한 중국이 기술 발전을 통해 사회 양극화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리 총리는 27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개막한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이전 공업혁명과 비교하면, 새로운 공업혁명에서 포용적 성장을 실현할 가능성은 더 크다”며 “인터넷화, 디지털화, 스마트화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공업혁명은 새로운 공급수요를 창조할 뿐 아니라 발전 공간을 크게 넓혔으며 모두에게 평등한 참여의 기회를 더 많이 가져다줬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 정부가 창업·혁신을 본격적으로 독려한 2014년 이후 해마다 1만4000개의 기업을 포함한 시장참여주체 4만곳씩이 늘어났고, 올해 5월 중국에서 날마다 신규로 등기된 기업 수가 1만8000개곳에 이르렀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또 올해 ‘세계 혁신 지수’ 순위에서 중국이 4년 전보다 13단계 뛰어올라 22위를 기록했다고도 언급했다.
리 총리는 중국이 혁신을 통해 빈곤 퇴치 작업을 꾸준히 이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0여년 동안 중국에선 7억명 이상이 빈곤을 탈피했고, 2020년까지 농촌 빈곤층 4000만명이 탈빈곤을 실현할 것”이라며 “중국의 포용적 성장은 인민의 생활이 더욱 풍요롭고 존엄을 갖추도록 하며, 경제사회를 더 활기차게 발전시킨다”고 말했다. 이날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기술 발달과 사회 변화를 거론하며 “이제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고 한 데 대해서도, 리 총리는 “빠른 물고기가 분명 더 나을테니, 느린 물고기는 속도를 내어 따라잡고 빠른 물고기는 느린 물고기를 돌아보며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응했다.
리 총리는 세계화의 혜택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 보호주의 현상에 대한 중국의 줄기찬 비판 입장을 이어갔다. 그는 “선진국이건 개발도상국이건 모두 세계화 부적응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다만 길을 가다가 발을 삐었다고 해서 땅이 평탄치 못하다고 불평하면서 앞으로 가지 않을 순 없다”고 말했다.
다롄/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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