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BRF)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BRF)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시 주석은 개막연설에서 “인류사회는 대발전·대변혁·대조정의 시대를 맞이했다. 세계 다극화, 경제 글로벌화, 사회 정보화, 문화 다양화가 심도 있게 발전하고 있다”며, 2013년 자신의 제안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 주도의 대규모 물류 인프라 사업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관련 국가들의 정책과 인프라, 무역과 금융, 그리고 민간 교류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은 “2014~2016년 중국과 일대일로 연선국(관련국)의 무역 규모가 3조달러를 초과했으며, 중국의 연선국 투자도 누계 500억달러를 넘어섰다”며 “중국 기업은 이미 20여개국에서 56개 경제협력구를 지었으며, 관련국에서 세금 11억달러를 냈고 18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기원전 한나라 장건의 서역 원정과 당·송대 마르코 폴로 및 이븐 바투타의 여정, 명대 정화의 세계 원정 등을 거론하면서 “옛 실크로드는 만리까지 이어져 천년을 지속돼왔으며, 평화협력과 개방포용, 호학호감(서로 배우고 서로 거울이 돼주는 것), 상호 이익·공영을 핵심으로 하는 ‘실크로드 정신’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이날 연설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세계화’와 ‘개방’을 언급한 것은, 우선 여러 나라의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필요로 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강조하려는 목적에서다. 또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반세계화’ 흐름에 대한 중국의 거부감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도 개방과 세계화를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실크로드기금에 1000억위안(약 16조3600억원) 출자를 약속하고, 금융기관들에 3000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국외기금 조성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2500억위안, 1300억위안의 위안화 차관을 제공해 일대일로 관련 인프라 건설과 에너지, 금융 협력에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개막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29개국 정상과 13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롼쭝쩌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개막연설 동안 27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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