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제조업 호조와 부동산시장 상승 등에 힘입어 1년 반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6.8%)보다 높은 것으로, 2015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4분기(6.8%)에 2년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성장률 곡선은 이번에는 2009년(2·3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6.5%)도 가볍게 뛰어넘은 수치다.
소매판매(10%), 산업생산(6.8%), 고정자산 투자(9.2%) 등의 지표들도 모두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도로·공항 등 인프라 투자는 23.5%나 늘었다. 3월 신규주택 판매도 전년 대비 18% 성장하는 등 부동산 경기도 호조를 보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가을 지도부 교체가 이뤄지는 당대회를 앞두고 국내외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는 안정적 경제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 지도부는 ‘신창타이’(뉴노멀)라는 개념으로 속도가 다소 둔화돼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겠다고 표방하고 있지만, 성장률 하락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져왔다. 이런 가운데 7% 가까운 분기 성장률을 보인 것은 세계 경제의 전반적 회복세와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는 2015년 연간 기준으로는 25년 만에 7%를 밑도는 성장률(6.9%)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과 이어진 부채 문제를 여전한 위험 요소로 꼽는다.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완만하게 인상하면서 성장세가 하반기에는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에는 뚜렷한 개선이 있었지만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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