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 해군 구축함 로스에서 시리아를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 와중에 벌어진 미국의 시리아 공격에 대해 중국은 화학무기 사용에 반대한다면서도 ‘대화 등 정치적 수단을 통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리아 정세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화학무기에 대해 “어떤 국가, 조직, 개인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건 반대한다”며 ‘무조건적 반대’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배후로 지목받는 데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시리아 대통령은 시리아 인민이 선출한 것”이라며 ‘내정 불간섭’ 원칙을 밝혔다. 화 대변인은 또 “시리아 문제는 정치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 관련국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형세 긴장 고조를 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문제에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미국의 기습적 공습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시리아 아사드 정부를 지원해왔고, 셰샤오옌 시리아 문제 특사는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극단주의자들과 테러주의자들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며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의 위구르족 독립 세력이 시리아·이라크에서 반군 무장세력에 가담하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중국의 이런 입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시리아 공격과는 부딪칠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잔뜩 공을 들여온 중국으로선, 첫 일정인 만찬 직전에 미국의 공습 결정이 내려진 것은 체면이 손상되는 당혹스러운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날 외교부 브리핑에선 질문 16개 가운데 9개가 시리아 공습 문제에 집중됐다. 미-중 정상회담 자체나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됐던 한반도 및 무역불균형 관련 질문은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 공습을 통해 한반도에서도 무력 개입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북한과 중국에 동시에 보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화 대변인은 “조선(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대화를 통해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각국에 이롭다고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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