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새로운 국가급 특구로 지정된 허베이성 ‘슝안신구’에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기 시작하자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슝안신구로 묶이게 될 슝·안신·룽청 가운데 슝 지역에서는 제곱미터당 1만위안(약 162만원) 하던 집값이 신구 지정 소식과 함께 하룻밤 사이에 1만7000위안(약 276만원)으로 70%가 폭등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3일 전했다. 홍콩 <명보>는 제곱미터당 평균 3000~4000위안 하던 슝 지역의 집값이 8000위안으로 뛰었으며, 심지어 일시불로 명의 변경 없이 진행하는 ‘사적 거래’ 조건이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동네마다 부동산 구매를 희망하는 외지인들이 길게 늘어섰다는 소식도 잇따랐다. 한 주민은 온라인 매체 <펑파이>에 “평소에 방문객이 없던 우리 동네에 외지인들이 갑작스레 가득 들어찼다”며 “다들 베엠베(BMW), 메르세데스벤츠, 랜드로버 등 고급 차를 몰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 역시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어, 투기꾼들의 매매가 얼마나 ‘성공적’일지는 미지수다. 슝과 안신 지역에서는 현 정부가 당국자 및 업계 인사들을 소집해 투기 행위 금지 조처를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슝 지역에서는 건물 매매를 금지시켰고, 안신 지역에서는 중개업소들을 폐쇄시켰다. 안신 지역은 지난달 8일 이후 신생아 출생신고를 제외한 다른 사유의 신규 후커우(호적) 편입을 모두 금지시켰다. 심지어 결혼을 통한 후커우 편입도 금지된다.
1일 중국 중앙정부가 국가급 특구로 지정한 슝안신구는 광둥성 선전과 상하이 푸둥에 이은 국가급 신구로,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베이징의 심각한 인구 집중과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오커즈 허베이성 서기는 1일 간부회의에서 “슝안신구 건설 계획은 중대한 전략적 선택으로, 베이징의 수도 기능을 분산시키는 징진지(수도권, 베이징·톈진·허베이) 협동 발전의 역사적 공정”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2014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선언 이래 추진돼온 ‘징진지 광역권 개발’의 결실인 셈이다.
<신경보>는 선전은 대외개방 기능, 푸둥은 종합개혁과 금융 기능이 상징이었다면, 슝안은 중국도 세계도 경험하지 못한 친환경 녹색 스마트 도시를 지향한다고 전했다. 슝안신구가 성공적으로 완성된다면, 시 주석이 선전과 푸둥 개발을 각각 주도한 덩샤오핑, 장쩌민 전 주석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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