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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재미 중국과학자들 ‘고국행 러시’…중 무기개발 이끈다

등록 2017-03-29 16:51수정 2017-03-29 21:40

막대한 인센티브·애국심 호소…
무기 개발 등 관련 연구자들 ‘유턴’
로스앨러모스연구소 등서 근무하다
베이징대 등 귀국해 첨단분야 연구
초음속비행체 개발 천스이 영입 앞장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로스앨러모스연구소.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로스앨러모스연구소.
미국에서 활약하던 중국계 과학자들이 중국으로부터 많은 인센티브 등의 약속을 받고 귀국해, 특히 무기 산업에 도움을 주는 ‘인재 역류’ 사례가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해 4월 시속 1만1천㎞로 비행할 수 있는 초음속비행체의 실험에 성공한 데는 미국 로스앨러모스과학연구소 출신의 중국인 과학자 천스이 남방과기대 총장의 역할이 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초음속비행체는 핵탄두를 탑재하면, 지구 어느 곳이건 1시간 안에 핵공격을 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다. 이 실험을 위해 2010년 지어진 ‘풍동’(wind tunnel) 시설은 미국이 보유한 2개의 풍동에 뒤이은 전세계 세번째 풍동이다. 중국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이 시설을 만들게 된 데는 천 총장의 설득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기류 전문가인 천 총장은 1999년 로스앨러모스에서 비선형동역학연구센터 부소장직을 그만두고 2001년 중국으로 귀국해 연구 활동을 해왔다. 미국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로스앨러모스는 1942년 최초의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제조한 미국 국방 분야 연구의 산실이다. 천 총장이 로스앨러모스에서 초음속비행체나 풍동 설계도를 빼왔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익명의 중국과학원 연구원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연구는 기술적 구체사항보다는 이론적 연구가 주된 것이었다”며 “다만, 보고 들은 게 있으니 정부에 확실한 제안서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출신의 천스이 남방과기대 총장. 남방과기대 누리집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출신의 천스이 남방과기대 총장. 남방과기대 누리집
천 총장은 로스앨러모스 출신 중국계 과학자들을 영입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2015년 그가 베이징대 부총장에서 남방과기대 총장으로 옮겨온 뒤, 이 학교에는 로스앨러모스 출신들이 눈에 띈다. 같은 해 로스앨러모스 중성자과학센터의 수석과학자이자 팀장이던 자오위성은 16년간의 이 연구소 생활을 끝내고 귀국해 남방과기대 연구소장이 됐다. 18년 동안 로스앨러모스에서 일하면서 보안용 신물질 개발로 미국 정부의 상을 받기도 한 왕샹린도 지난해 9월 남방과기대 화학과 석좌교수로 합류했다.

로스앨러모스 외에도 미국 핵무기 개발에서 핵심적 구실을 하는 로런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라이트패터슨 공군기지 내 연구소 등에서 일하다가 중국으로 귀국해 베이징대, 칭화대, 중국과학원, 중국과기대 등에서 연구를 하는 사례도 많다.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중국은 미국 국방 분야에 종사하는 중국계 학자들을 데려오려고 줄곧 시도해왔지만, 1955년 귀국해 중국의 ‘양탄일성’(원자·수소폭탄과 인공위성) 연구를 주도한 첸쉐썬 이후로는 ‘성공’ 사례가 그다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막대한 인센티브 지급과, 애국심에 대한 호소, 그리고 더 나은 자리에 대한 약속 등이 분위기를 바꿨다는 것이다.

정작 귀국한 중국 학자들은 “우리는 미국 국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군사기밀에 대한 접근 권한이 제한적이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한편, “단지 취직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 안에서 이들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만 귀국을 막을 방법은 없다. 순수과학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날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외국 과학자들의 고용을 무작정 막을 수도 없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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