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만남을 앞두고, 중국이 미-중 협력을 한껏 강조하고 나섰다.
리커창 총리는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뒤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미 관계의 앞날에 대해 낙관적이며, 중-미 수교 이래 수십년 동안 폭넓은 공동의 이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첫 정상회담과 관련해, 리 총리는 “중-미 관계는 양국 이익뿐 아니라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과 관계된 것으로, 우리는 전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발언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중국 수입품 45% 관세 부과’ 등 미국 내 반중 여론을 자극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갈등보다 협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아간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 1년간 중-미 무역과 투자가 미국에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반박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이런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자와 질문 내용이 조율되는데, 이날 ‘미-중 관계’는 첫번째 질문이었다. 중국 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다룬 메시지라 볼 수 있다.
리 총리는 5번째 질문이었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3대 견지’(비핵화, 평화·안정, 대화·협상 통한 해결)를 재확인하는 한편, 북핵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과 핵비확산체제 유지를 천명했다. 그는 “각국이 함께 노력해 긴장을 낮추고 대화의 궤도로 돌아와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며 “상식적으로 누구도 자기 집 문앞에서 하루종일 요란떠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제안한 북핵·미사일 개발과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의 ‘쌍중단’(동시중단)과 같은 맥락이다.
이날 2시간15분 동안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리 총리는 국내외 기자들로부터 모두 19개의 질문을 받았다. 특히 그는 스모그 문제 해결 의지를 다짐하며, “푸른 하늘은 미래에 사치품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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