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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왕이 “북-한·미 마주달리는 기차” 중재자 자임했지만…

등록 2017-03-08 17:06수정 2017-03-08 17:30

왕이 부장, 중국 역할을 ‘선로 옮기는 사람’ 규정
사드-북핵 분리 원해…한·미와 조율 쉽지않을 듯
남중국해도 아세안 합의 앞세워 미국 관여 선 긋기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북한 핵문제의 적극적인 ‘중재자’를 자임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에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한·미가 각각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며, 속도를 늦추지 않고 마주 달려오는 열차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역할을 ‘반다오궁’(열차 선로를 옮기는 사람)으로 규정하며, 양쪽의 갈등을 조정해 대화·협상을 통한 ‘병행추진’(비핵화·평화체제 전환) 의지를 밝혔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고조되는 긴장을 낮추기 위해 관련 각국이 모든 긴장조성 행위를 중단하고, 일단 모여서 대화해보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실제로 최근 북핵 6자회담 관련국을 상대로 접촉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미국을 방문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회담했고,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다. 같은 날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베이징에서 안보대화에 참석했다. 한국 쪽과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도, 왕이 부장이 지난달 뮌헨 안보회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3일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입장을 교환했다.

하지만 아무리 중국이 회담 재개 노력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사드 배치 프로세스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미와 중국의 입장이 맞서 얼마나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중국에선 <환구시보>가 이날 사설에서 ‘사드를 겨냥한 전략무기 배치’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중국 내에선 한국에 보복조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진창이 연변대 국제정치연구소 소장은 “중국 입장에서 사드 문제는 북핵 문제의 범위를 넘어서는 미-중 간 전략 경합의 문제로 보기 때문에, (사드와 북핵 문제) 두 가지를 따로 떼어서 다루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드는 북핵 방어용’이라는 미국과 한국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어 중국과 한·미의 대화는 늘 겉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왕 부장이 이날 미-중 간 ‘상호공생’을 강조해, 이 점이 ‘사드 갈등’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왕 부장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불충돌, 불대항, 상호존중, 협력공생의 원칙에 공동인식을 이뤘다며, “중-미는 점점 광범위한 공동이익을 갖는데, 우리 사이에 협력 수요는 불일치보다 크다”며 “한쪽의 성공이 다른 한쪽의 손실 위에 만들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왕 부장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새 소식을 하나 공개한다”며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내 남중국해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행동준칙’ 초안이 지난달 업무협상에서 합의됐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과 아세안 나라들은 모두 만족하고 있다. 그러므로 만약 풍파를 일으켜 다시 사단을 만들려 한다면, 지역국가의 보이콧을 받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아세안국가들과 손을 잡았으니, 미국은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는 경고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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