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부지 제공 확정 후폭풍
인민일보 “한반도 화약통 만들어”
‘준단교’ 가능성 경고도 나와
인민일보 “한반도 화약통 만들어”
‘준단교’ 가능성 경고도 나와
27일 롯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부지 제공 결정과 관련해 중국 매체들이 ‘한국 상품 불매’를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등 한국과 롯데를 맹폭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롯데 타격과 한국 징벌, 중국은 다른 선택이 없다’는 제목의 28일치 사설에서, “사드 타격이 중국 소비자의 직접 의무는 아니지만, 중국의 국가안보와 모든 국민은 관계가 있으니, 개인의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제 아래 국익 보호를 위해 공헌하자”면서 한국 차량, 휴대전화 구입을 자제하고 한국에 여행 갈 계획도 취소하자고 제안했다. 사설은 ‘한류’에 대해서도, “중국사회는 힘을 합쳐 한국 문화상품의 수입 제한을 차차 높이고, 나중엔 완전히 봉쇄하자고 우리는 주장한다”며 “한류는 중국 밖의 흐름(류)이 되도록 해서, 중국사회의 성원 없이 한국 드라마, 한국 스타가 얼마나 갈 수 있는지 보자”고 주장했다.
그동안 <환구시보>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누차 거론하며 배치 중단을 촉구해왔지만, 이번엔 아예 발벗고 나서 구체적인 조처를 제안하면서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다. 이날 사설은 “한국은 동북아 평화의 최대 수혜자로, 1992년 중-한 수교 이래 지금까지의 발전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사드 배치를 고집한 것은 완전히 미국 전략의 품에 들어가 미국을 도와 중국을 억제하는 바둑알이 된 것이므로, 한국을 타격하는 것은 중국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롯데의 부지 제공에 대해서도, “사드 부지 제공이 모두 롯데 책임은 아니지만, 중국사회는 롯데의 역할이 뭔지 가려낼 의무와 관심이 있다”며 “롯데를 중국시장에서 축출해 중국 국익을 훼손하는 외부세력에 일벌백계하는 것은 대국으로서 중국의 마땅한 위엄”이라고 말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8일 사설 격인 ‘종성’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에 동의한 것은 스스로를 (한)반도 화약통으로 만든 것과 같다”며, 중·러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데 불만을 표시했다. 이 신문은 사드 배치가 동북아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며, 중·러가 지난달 6차 동북아안보협상에서 ‘한발 더 나아간’ 대응 조처를 취하기로 한 점을 강조했다.
또 “국제관계는 일찍이 증명하기를, 남에게 번거로움을 주는 것은 곧 나에게 번거로움을 주는 것이어서, 다른 나라 국가 안보이익을 희생시켜 자신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은 전형적인 무리수이자 횡포”라며 “결국은 악과를 스스로 먹어 돌이킬 수 없는 패착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샤커다오’는 27일 “사드가 진짜 한국에 배치되면 중-한 관계는 ‘준단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글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지적하고, 한·미의 사드 배치 종료 이전에 대선이 치러진다면 재검토 등을 위한 ‘일정한 시간’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글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함께 언급하며 중국이 최초로 남·북한 모두에 압박받는 현실이라면서, “한반도에 대해 중국의 남북 책략은 조정이 필요하다. 북에는 경제문화적 수단으로 압박하고, 남에는 정치군사안보 수단으로 압박하는 것이다. 이전엔 반대였지만,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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