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외교 담당 국무위원. 사진은 지난 2011년 외교부장 때 방한했을 당시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중국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고위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26일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 국무위원이 27~28일 1박2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미국 쪽 고위당국자들과 중-미 관계와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양 국무위원은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적이 있지만,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미에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 재확인 외에도 무역불균형, 환율조작국 지정, 남중국해 갈등, 대만 문제 등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사이에 끊임없이 부딪힌 현안들과 함께 지난 18일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전면 중단 등 북핵 및 북한 문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런 외교 현안 외에 양 국무위원의 방미 목적은 우선 어그러진 ‘핫라인’ 재가동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양 국무위원은 지난해 말 플린 전 보좌관을 만난 데 이어 이달 3일에도 전화통화를 통해 ‘고위층 교류 강화’를 서로 약속했다. 양쪽 외교 수뇌 사이에 형성된 이 채널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전화통화 등 미-중 갈등의 관리 국면에 공헌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플린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주미 중국대사관을 찾아가는 등의 행보는 중국에서 호감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 13일 대러시아 관계의 부적절성 논란 끝에 플린 전 보좌관이 사임하면서 중국은 누가 후임자가 될지 주목해왔고, 지난 20일 육군 중장 출신의 허버트 맥마스터 보좌관이 임명됐다. 양 국무위원으로서는 후임자와의 관계 형성이 필요한 시기다.
함께 주목받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열릴 첫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다. 오는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첫 회담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자회의에 부정적이어서 쉽지 않다고 보기도 한다. <봉황텔레비전>은 양 국무위원의 방미는 정상회담 ‘길 닦기’ 목적이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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