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단체 ‘역사 감찰 누리꾼 자발’이 복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어릴 적 얼굴. <동망> 갈무리
홍콩의 시민단체가 올해 안에 홍콩에도 위안부 소녀상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 ‘역사 감찰 누리꾼 자발’을 이끌고 있는 리메이나는 “올해는 중국의 ‘전면적 항일전쟁’이 시작된 지 80주년으로, 홍콩에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만들 계획”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만들기 시작해 연내 개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동방일보> 계열 인터넷매체 <동망>이 24일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교과서 개정 전까지는 ‘7·7사변’으로 부르는 1937년 ‘노구교 사건’을 ‘전면적 항일전쟁’의 시작점으로 간주해왔다.
홍콩 소녀상은 판링 지역에 살았던 위안부 피해자를 모델로 제작된다. 2006년 사망한 피해자는 얼굴에 칼에 베인 상처가 길게 있었고, 이 때문에 생전엔 ‘추한 할머니’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오른쪽 허벅지 앞에도 칼에 살점이 잘려 패인 흔적이 있었다. 소녀상은 이 피해자가 70살 때의 모습을 토대로 복원한 어릴 적 얼굴을 재현하게 되며, 위엔룽 지역의 사유지에 세워진다. 역사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주말에 단체관람만 허용할 계획이다.
리메이나는 “일본군이 홍콩을 점령한 3년8개월 동안 1만명의 여성이 일본군에 강간당했으며,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등에 위안부 피해 생존자가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에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은 처음이지만, 중국에는 지난해 10월22일 상하이사범대에 한·중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최초의 소녀상이 세워진 바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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