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의 산둥건축대학 앞에서 마오쩌둥을 비판한 덩샹차오 교수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마오 주석을 모욕한 것은 죄과를 벗어날 수 없다”고 적힌 펼침막 등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인터넷 갈무리
중국 공산당 지도자 마오쩌둥 전 주석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한 대학교수가 퇴직 처분을 받고 정치적 지위를 박탈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산둥건축대 공산당위원회는 이 학교 덩샹차오(62) 예술학원 부원장이 자신의 웨이보(트위터식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올린 글과 관련해 덩 부원장의 직무정지 및 조사, 그리고 퇴직을 결정했다고 홍콩 <명보>가 8일 보도했다. 앞서 5~6일 산둥성 정부와 정치협상회의는 참사(고문), 상임위원 등을 맡고 있던 그를 해임했다.
덩 부원장은 마오쩌둥 탄생 123주년이었던 지난해 12월26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그(마오)가 1945년에 죽었다면 중국인 60만명이 (국공내전과 한국전쟁을 겪지 않아) 덜 전사했을 것이고, 1958년에 죽었다면 3000만명이 (대약진운동을 겪지 않아) 덜 굶어죽었을 것이고, 1966년에 죽었다면 2000만명이 (문화대혁명을 겪지 않아) 덜 죽었을 것이다. 그가 제대로 한 유일한 사건은 죽은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글이 관심을 끌자, 마오 지지자들은 연일 학교를 찾아와 ‘마오 주석 반대자는 누구나 인민의 적’ 등의 표어가 적힌 펼침막과 마오 초상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학교로 찾아와 덩 부원장을 옹호하며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한 작가를 구타하기도 했다. 이에 허웨이팡 베이징대 교수는 7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글이 맞다, 아니다는 토론할 수 있지만, 시위를 벌이고 사람을 때리는 건 전형적인 트집잡기”라고 비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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