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왕’ 차오더왕 “미국이 더 좋고 저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 공장의 해외이전을 막기 위해 세제혜택을 주고, 애플 등에는 중국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등 ‘미국 일자리 지키기’에 나선 가운데, 중국 기업가가 중국보다 미국의 투자 환경이 더 좋다고 언급해 눈길을 끈다. 중국에서는 벌써 성장 동력을 잃은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자동차 유리를 생산하는 푸야오유리공업그룹의 차오더왕 회장은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하는 등 10억달러(약 1조1966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에 납품해 중국 최고 부호 반열에 오른 차오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유리를 생산하기에 더 저렴하고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차오 회장은 그 이유로 “중국에선 미국 경쟁사보다 세금을 35% 더 내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인건비가 중국보다 8배나 높지만, 중국의 높은 세금을 감안하면 미국이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임금도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다. 그는 “중국은 높은 세율로 제조업에서 창출되는 이익이 매우 적다”며 “미국은 여전히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곳”이라고 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지난 3월 중국 기업의 세 부담이 다른 나라에 견줘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13년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는 미국 제조원가가 중국보다 겨우 5% 높을 뿐이며, 2018년이 되면 중국보다 미국의 제조원가가 2~3% 더 저렴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최고 35%인 미국 법인세율을 15%로 낮추면서 국외 진출 기업을 다시 끌어오려는 움직임을 보여 더욱 주목된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차오 회장의 발언처럼 중국 제조업이 성장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1~11월 정부투자는 20% 늘었지만, 민간투자 증가율은 3.1%에 그쳤다. 또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민간기업들이 국영기업 및 정부 간섭 등으로 외국으로 이주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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