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를 통해 임기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AFP 연합뉴스
집권 1기 5년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덩샤오핑 사후 정착한 ‘10년 집권’, 곧 당 총서기 임기를 두 차례만 맡는 ‘묵계’를 깨고 임기 연장에 나설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쩌민 시기 말부터 중국공산당 내에서 불문율로 자리잡은 ‘7상8하’(68살 이상은 은퇴)와 관련해, 덩마오성 당 중앙판공청 부조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7상8하라는 말을 사람들이 하지만, 어떤 상무위원들은 68살이 되기 전에 은퇴한다. 당은 상황에 따라 조정을 하기 마련”이라며 “(은퇴에 관한) 특정한 나이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막을 내린 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의 공보문 작성에 참여한 그는, “당중앙의 지도자를 선발할 때는 엄격한 조직 규칙과 충분한 민주 절차가 적용되지만, 그것도 상황에 따라 조정돼야 한다. 당은 상무위원 연령에 유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 내부 관계자가 ‘7상8하’가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최근 국면에서 큰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7상8하’는 주로 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에게 적용되는 연령 제한으로, 5년에 한번 열리는 당대회 시점의 연령을 기준으로 취임 또는 연임이 가능한지를 결정짓는다. 현재 7명의 상무위원들은 내년 가을 19차 당 대회 때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이 모두 68살을 넘겨 퇴직하고 후임자들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7상8하’가 무너지면,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68) 상무위원이 유임할 가능성도 생기게 된다.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를 겸하고 있는 왕치산은 시 주석의 간판 정책인 ‘반부패 드라이브’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게다가 왕치산이 ‘7상8하’가 지켜지지 않는 선례를 만들면, 시 주석이 69살이 되는 2022년 20차 당 대회 이후에도 총서기직을 유지할 길을 열게 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후계 구도에 대해선 시 주석이 유보적 태도를 보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후춘화 광둥성 서기,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 등 차세대 유력 주자들이 시 주석과 다른 정파로 분류되는 탓이다. 중국 정가 안팎의 관심이 왕치산의 유임 여부와 차세대 주자들의 행보에 쏠려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는 이번 6중전회가 시 주석에게 ‘당의 핵심’이라는 새로운 호칭을 부여하는데 합의를 이뤘다는 것도 의미가 있어보인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등에게는 쓰이다가 후진타오 전 주석 때 사라졌던 이 명칭을 되살린 데 대해, 덩 부조장은 “후진타오 시기 많은 이들이 핵심 호칭을 쓸 것을 제안했지만, 후진타오 본인이 반복적으로 거절했다. 그때는 나름의 상황이 있고, 지금도 나름 요구되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후 전 주석과 달리 시 주석은 ‘거절하지 않았다’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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