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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나는 어떻게 부패 관료가 됐나” 중국 국영방송의 ‘탐관 시리즈’

등록 2016-10-19 17:09수정 2016-10-19 21:11

CCTV, 17일부터 매일 한 편씩 8부작 방영
공산당 중앙위 회의 앞두고 ‘반부패’ 성과 강조 뜻
“직급이 올라가면서 나 스스로를 생각하는 일이 늘었다. 예순이 돼 큰 병을 앓고 나니, 생각이 고장나버려 물질과 금전을 추구하게 됐다.”

2억4676만위안(약 410억원)을 수뢰한 혐의로 지난 9일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이언페이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환경자원보호위원회 부주임이 17일 방송에 나와 자신의 범죄를 고백했다. 그는 2001~2011년 윈난성 서기 시절, 활발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자신에게 접근했던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은 호화로운 집, 호화로운 차, 개인 비행기도 있었다. 나도 그들같은 삶을 쫓다가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고 했다.

바이언페이의 인터뷰는 1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매일 저녁 하루 한편씩 <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방송되는 ‘영원히 길 위에서’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다. 8부작 다큐멘터리인 이 프로그램은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드라이브’를 주도하는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시시티브이가 함께 제작했다. 제작진은 40여건의 ‘호랑이’(거물급 인사) 부패 사건을 다루면서, 당사자들과 수사를 맡았던 기율위 감찰관 및 국내외 학자 70여명 등을 취재했다.

방송에 나온 또다른 ‘부패 관리’ 저우번순 전 허베이성 서기는, “꿈에도 내가 이런 결말로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탐관을 몹시 증오했으나 최후엔 스스로 탐관이 되었으니, 막대한 비애”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그가 800㎡ 넓이의 집에 살았으며 보모 2명이 각각 주방과 애완동물을 전담했고, 2년간 일한 보모가 100만위안(약 1억6700만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17~18일 방송분에선 궈보슝·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모습도 방영됐다.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측근으로 13년형을 받은 리춘청 전 쓰촨성 부서기는 눈물을 흘리며 “나는 조직과 법률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인생은 모두 생방송일 뿐 돌이킬 수 없어서,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 만고불변”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방송 마지막날인 24일 시작되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현 지도부의 반부패 개혁 성과를 강조하고, 앞으로도 이런 방침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관영 방송을 통한 일방적인 인터뷰 공개는 문화대혁명 시기 ‘조리돌리기’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밍 런민대 정치학 교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이런 점을 지적하며, “현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의 성격을 띤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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