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기도 포함…해상 돌격까지
오키나와 인근 지나자 자위대 발진
미 남중국해 순찰에 일본 동참 ‘경고’
영공 침범 없었으나 양국 긴장 팽팽
오키나와 인근 지나자 자위대 발진
미 남중국해 순찰에 일본 동참 ‘경고’
영공 침범 없었으나 양국 긴장 팽팽
중국 공군 전투기가 사상 최초로 일본 오키나와 본토 인근의 미야코지마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나아가 대규모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공군은 25일 선진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어, 중국 공군 소속 전투기 40여대가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실시했으며, “다양한 형태의 전투기가 체계적으로 미야코지마 해협을 건너 공해상 실전 역량을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일본 통합막료감부도 같은 날 자료를 내어 중국의 H-6 폭격기 4기, TU-154 정보수집기 1기, Y-8 정보수집기 1기, 전투기로 추정되는 2기 등 총 8기가 오키나와 본토와 미야코지마 사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확인했다. 중국 공군이 이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중국 공군의 이런 움직임에 대비해 긴급발진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중국 쪽이 ‘체계적’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일본 영공 침해 등 도발적 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선 대변인은 이들이 정찰, 조기경보, 해상 돌격, 공중급유 등 훈련을 실시했다며, “서태평양에서 일상적 장거리 훈련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순찰은 모두 중국 공군이 국가 주권과 안보를 지키고 평화발전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훈련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일상적 훈련’이라는 중국의 주장과는 달리 이번 훈련은 규모 면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야코지마 해협 상공은 중국 공군이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경로 중 하나이고, 2013년 10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뒤로는 중국 공군이 정찰 비행을 실시해온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선 서태평양 훈련에 참가한 전투기는 20대 미만이었다.
중국이 이 시점에 대규모 서태평양 진출 훈련을 한 것은,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이 미국의 남중국해 순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한 경고 성격이란 풀이가 나온다. 군사전문가 안토니 둥은 “일본을 향한 베이징의 경고다. 만약 남중국해에 개입하러 온다면, 나도 너희 집 문 앞에서 근육 자랑을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보고를 받았다. 비행 목적에 대해 단정해 말하는 건 피하고 싶다”고 말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최근 동중국해 상공에서 활동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인 동향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이후 중-일 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게 되면서 양국 공군 사이의 보이지 않는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2012년 567건이던 자위대의 긴급발진 횟수는 2013년 810건, 2014년 943건, 2015년 873건이었고, 올해는 1000건을 넘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베이징 도쿄/김외현 길윤형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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